안녕하세요.
이달 말에 농촌진흥청에서 벌이는 잔치를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오시면 꼭 연락해주세요. ^^*
8월 30일부터 9월 3일까지
농촌진흥청 운동장에서 큰 잔치를 벌일까요, 벌릴까요?
잔치를 벌이는 게 맞을까요, 벌리는 게 맞을까요? ^^*
오늘은 '벌이다'와 '벌리다'를 갈라보겠습니다.
아주 쉽습니다.
물리적인 간격을 넓히는 것이면 '벌리다[벌:리다]'고,
그렇지 않으면 '벌이다[버:리다]'입니다.
곧, 입을 벌리고 하품하고, 앞뒤 간격을 벌리는 겁니다.
'벌이다'는 잔치를 벌이다, 일을 벌이다, 사업을 벌이다처럼 물리적인 간격을 넓힌다는 의미가 없을 때 씁니다.
따라서,
'농촌진흥청에서 큰 잔치를 벌립니다'고 하면 틀리고,
'농촌진흥청에서 큰 잔치를 벌입니다'고 해야 합니다.
농촌진흥청에서 벌이는 잔치에 오시면
꼭 저를 찾아주세요. ^^*
우리말123 ^^*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그러고 나서]
오늘도 여전히 논에 나가서 모내기 뒷정리를 해야 합니다.
저는 논일 할 때 노란 물장화를 신지 않습니다.
그게 건강에 좋을 것 같아서요.
저는 무좀이 좀 있거든요. ^^*
요즘 모내기철입니다.
‘모를 못자리에서 논으로 옮겨 심는 일’인 모내기를 하기 전에 먼저 논을 고르죠.
그게 바로 ‘써레질’입니다.
모내기는,
써레로 논바닥을 고르거나 흙덩이를 잘게 부수고,
그리고 나서 그 위에 모를 심는 거죠.
맞죠?
농사일의 순서는 맞는데, 맞춤법은 틀렸네요. ^^*
흔히 ‘그리고 나서’를 쓰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에 ‘나서’를 붙여 ‘그리고 나서’라고 쓰는 것은 잘못입니다.
‘그러고 나서’라고 써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의
‘그러고’는 ‘그리하고’의 준말이고,
‘나서’는 보조동사 ‘나다’를 활용한 형태죠.
여기서 ‘나다’는 “일을 끝내고 나니 홀가분하다”처럼 ‘-고 나다’의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이 끝났음을 나타냅니다.
‘저러고 나서’ ‘이러고 나서’의 경우는 어떨까요?
‘저러다’는 ‘저리하다’,
‘이러다’는 ‘이리하다’의 준말입니다.
둘 다 동사이므로
‘-고 나다’가 붙어도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리고’는 동사가 아니라 접속부사이므로 ‘그리고 나다’의 형태로 쓸 수 없습니다.
“써레질을 했다. 그리고 나서 모내기를 했다.”에서,
죽어도 ‘그리고’를 살려 쓰고 싶다면,
뒤에 오는 ‘나서’를 빼면 됩니다.
“써레질을 했다. 그리고 모내기를 했다.”로 쓰시면 되죠.
하긴,
‘그리고 나서’가 통할 데가 있긴 있네요.
‘(그림을) 그리고 나서’는 말이 되네요.
지금 설명하는 내용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이번 주초면 어느 정도 모내기작업이 끝납니다.
일을 얼른 마치고, 그러고 나서 좋은 데 가서 곡차나 한 잔 하고 싶네요. ^^*
좋은 일만 많이 생기는 한 주 맞이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