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4/23] 우리말) 꽃 이름

조회 수 6776 추천 수 65 2007.04.23 10:11:55
들꽃 이름에,
'갯'이 들어가면 해안이나 갯벌, 냇가 등지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갯메꽃, 갯질경이 따위죠.
'골'이 들어가면 골짜기에서 사는 식물입니다. 골등골나물, 골사초 따위죠.
'산'은 높은 산에서 자라는 식물로 산구절초, 산부추, 산수국, 산골무꽃 따위입니다.


안녕하세요.

주말에 잘 쉬셨나요?
저는 식구와 함께 과천에 있는 식물원에 다녀왔습니다.
아내가 들꽃을 좋아하거든요. ^^*

오늘은 꽃 이야기 좀 해 볼게요.
꽃 이름에는 나름대로 까닭이 있습니다.
꽃 이름 앞에 붙은 낱말을 보면 그 뜻을 대충 알 수 있습니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거의 다 그렇습니다.

먼저,
'갯'이 들어가면 해안이나 갯벌, 냇가 등지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갯메꽃, 갯질경이 따위죠.
'골'이 들어가면 골짜기에서 사는 식물입니다. 골등골나물, 골사초 따위죠.
'산'은 높은 산에서 자라는 식물로 산구절초, 산부추, 산수국, 산골무꽃 따위입니다.
'구름'이 들어가도 높은 산에 있거나 꽃이나 잎이 구름처럼 뭉쳐 피는 것입니다. 구름국화, 구름떡쑥, 구름송이풀, 구름체꽃, 구름패랭이, 구름사초 따위죠.
'두메'가 들어가도 높은 산에서 사는 식물입니다. 두메양귀비, 두메투구꽃, 두메부추, 두메잔대 따위죠.
'벌'이 들어가면 당연히 확 트인 벌판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벌개미취, 벌노랑이, 벌깨풀 따위죠.
'물'이 들어가면 물가에 자라는 식물입니다. 물매화, 물봉선, 물머위, 물미나리아재비 따위죠.
'돌'이 들어가면 돌이 많은 곳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돌단풍, 돌바늘꽃, 돌양지꽃, 돌나물 따위죠.
'바위'가 들어가면 당연히 바위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바위솔, 바위떡풀, 바위구절초 따위죠.
'섬'은 육지가 아닌 섬에서만 자라는 식물로, 섬초롱꽃, 섬백리향, 섬쑥부장이, 섬천남성, 섬기린초, 섬말나리 따위가 있습니다.
'참'이 들어가면 진짜나 먹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참나리, 참바위취, 참좁쌀풀, 참개별꽃 따위죠.
'개'는 '참'의 반대로 먹을 수 없거나 못생긴 경우에 씁니다. 개구릿대, 개쑥부장이, 개망초, 개여뀌, 개연꽃 따윕니다.
'나도'나 '너도'는 다른 식물이지만 생긴 모양이 비슷한 경우에 붙입니다. 나도바람꽃, 나도송이풀, 나도양지꽃, 나도옥잠화너도바람꽃, 너도골무꽃 따윕니다.
'가는'이 들어가면 잎이 가늘 다는 뜻으로, 가는잎구절초, 가는잎돌쩌귀, 가는장구채, 가는층층잔대 따윕니다.
'가시'가 들어가면 당연히 그 식물에 가시가 있겠죠. 가시여뀌, ? 】첼Р? 가시엉겅퀴, 가시오갈피 따윕니다.
'갈퀴'가 들어가면 갈퀴가 있습니다. 갈퀴나물, 갈퀴덩굴 따윕니다.
'끈끈이'가 들어가면 꽃이나 잎에 끈끈한 액이 있습니다. 끈끈이대나물, 끈끈이주걱, 끈끈이장구채 따위죠.
'우산'이 들어가면 잎이나 꽃이 우산 모양이죠. 우산나물, 우산잔대, 우산방동사니 따윕니다.
'털'이 들어가면 꽃이나 잎에 털이 있습니다. 털동자꽃, 털머위, 털여뀌, 털중나리 따위죠.
'톱'이 들어가면 잎이나 줄기에 톱모양이 있는 식물입니다. 톱잔대, 톱풀, 톱분취, 톱바위취 따윕니다.
'각시'나 땅, 애기, 왜, 좀, 병아리가 들어가면 식물의 크기가 작습니다.
각시붓꽃, 각시원추리, 각시취, 각시둥글레, 땅나리, 땅비싸리, 땅채송화, 애기나라, 애기현호색, 애기괭이눈, 애기원추리, 왜개연꽃, 왜솜다리, 왜현호색, 왜제비꽃, 왜당귀, 좀고추나물, 좀꿩의다리, 좀붓꽃, 좀가지풀, 병아리풀, 병아리난초, 병아리다리 따윕니다.
그러나 '큰', 왕, 참, 말 따위가 붙으면 잎이나 꽃이 큽니다.
큰구슬봉이, 큰까치수영, 큰꽃으아리, 왕고들빼기, 왕제비꽃, 왕원추리, 왕별꽃, 왕갈대, 참꿩의다리, 참좁쌀풀, 참나리, 참당귀, 말나리, 말냉이, 말냉이장구채 따윕니다.

당연하지만,
이런 거라도 알고 꽃을 보면 더 재밌지 않을까요?

아 참,
제가 이 꽃을 다 아느냐고요?
설마 제가 이 꽃을 다 알거라고 생각하고 물어보신 것은 아니죠? ^^*

우리말123

보태기)
'들꽃'을 '야생화'라고 하는데,
야생화(野生花)보다는 들꽃이 좋지 않나요?

야생초(野生草)도 마찬가집니다.
저는 '야생초'보다 '들풀'이 더 좋습니다.
  

[간발의 차이]

제 차는 주말용인가 봅니다.
평소에는 저녁마다 치르는 전투 때문에 차를 가져가지 못하고,
주말에만 여기저기 놀러다니느라 쓰잖아요.

오늘 아침도 쓰라린 속을 달래려고
국에만 밥을 억지로 몇 술 뜨고 집을 나섰습니다.

버스 타는 곳이 보일 때쯤 제가 타야하는 버스가 오더군요.
뛰어갈까? 다음 차를 기다릴까?
순간 머릿속에서 수많은 생각이 스쳐갔지만,
결론은 하나.
그래 저녁마다 고생하는 다리, 아침이라도 좀 쉬거라...
10초만 먼저 집에서 나섰어도 저 차를 탈 수 있었는데...
아깝다... 간발의 차이로 놓쳤다...

간발...
몇 걸음 안 되는 차이,
몇 발만 먼저 디뎌도 얻을 수 있는 그런 차이...

간발을 그렇게 알고 계시는 분이 많으시더군요.

간발은 그런 뜻이 아닙니다.
간발(間髮, かんはつ[간바쯔])은,
사이 간 자와 터럭 발 자를 써서,
'터?하나 차이'라는 뜻으로,
아주 작은 차이를 뜻하는 일본어투 말입니다.

언제쯤 우리말편지에서 일본말을 보내지 않아도 될까요?
여기저기 사전에서 찾은 아름다운 우리말만 소개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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