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것 다 버리고 이렇게 정리합시다.
"고맙게 여기는 마음이나 느낌"이라는 뜻의 낱말은
'고마움'과 '감사'가 있는데,
감사는 한자어이고 고마움은 순 우리말이니
되도록 고마움이라는 낱말을 씁시다.
안녕하세요.
텔레비전 연속극 좋아하세요?
저는 참 좋아합니다. 보면서 울기도 잘하죠. ^^*
삼사 년 전에는 '꽃보다 아름다워'를 무척 재밌게 봤었습니다.
고두심 씨가 나와 치매 걸린 어머니를 연기했던 드라마 있잖아요.
그제 밤에는 MBC 휴먼드라마 '안녕, 아빠'를 보면서 한 시간 내내 울었습니다.
새벽에도 애들 얼굴이 떠올라 잠이 오지 않더군요.
실은 제가 눈물이 무척 많답니다. 생긴 거와 다르게... ㅠ.ㅠ.
지난주까지는 '고맙습니다'를 참 재밌게 봤습니다.
에이즈에 걸린 꼬마와 치매 걸린 할아버지가 나와 따뜻한 가족 사랑을 보여준 연속극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웃음과 감동, 따뜻한 눈물을 한꺼번에 가져다준 참 좋은 드라마였죠.
게다가 제목이 '감사합니다'가 아니라 '고맙습니다'여서 더욱더 좋았습니다.
흔히 감사합니다가 고맙습니다보다 더 격식을 갖춘 말이라고 생각하시는 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감사(感謝)'는
"고맙게 여김. 또는 그런 마음."을 뜻하는 이름씨(명사)입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다, 감사의 인사를 올리다처럼 씁니다.
어떤 분은 일본말 かん-しゃ[간샤]에서 왔다고 하시지만
제 생각에 꼭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감사를 일본에서 그렇게 읽을 뿐이죠.
'고마움'은
"고맙게 여기는 마음이나 느낌"이라는 뜻의 이름씨입니다.
고마움을 느끼다, 고마움을 알다, 고마움을 나타내다처럼 씁니다.
이렇게 감사와 고마움은 뜻은 거의 같습니다.
다만, 하나는 한자어이고 하나는 순 우리말이라는 게 가장 큰 다른점이죠.
소리내기를 보면,
입술을 다물며 소리 내는 'ㅂ' 받침이 두 번이나 들어가는 '고맙습니다'보다는
'감사합니다'가 더 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느끼는 감정을 보면,
딱딱한 감사합니다보다는
부드러운 고맙습니다가 훨씬 좋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텔레비전 뉴스를 끝내면서,
"감사합니다."라고 하지 않고 "고맙습니다."라고 하나 봅니다.
어느 책을 보니,
'고맙다'의 말뿌리(어근) '고마'가 "신에 대한 존경"이라? ?br>'고맙다'가 '존귀하다, 존경하다'는 뜻이 있다고 하더군요.
곧, '신과 같이 거룩하고 존귀하다, 신을 대하듯 존경하다'는 뜻이라는 거죠.
근거가 있는 말인지는 모르지만 굳이 나쁜 뜻 같지는 않습니다.
또, 누군가는
'감사합니다'는 여러 사람을 상대로 할 때 쓰고,
'고맙습니다'는 한 사람을 상대할 때 쓴다고 하는데,
제 생각에 맞는 말이 아닙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감사하다'라는 말을 옳은 말로 알고 '고맙다'는 말을 젊은이들이 어른에게 쓰기에는 건방진 말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가능하면 고유어를 써서 '고맙습니다'라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감사합니다.도 잘못된 표현은 아닙니다.
라고 말합니다.
한 국어학자는
'고맙다'는 그림씨(형용사)로 같은 뜻의 한자말로 '감사하다'가 있는데
이는 그림씨로 쓰일 때는 '고맙다'와 뜻이 같지만 움직씨(동사)로 쓰일 때는 다르다.
'감사하다'가 그림씨로 쓰일 때는 '감사한 은혜, 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와 같이 쓰고,
움직씨(남움직씨, 제움직씨)로 쓰일 때는 '고마워하다', '고마운 마음으로 인사하다'라는 뜻으로 쓰이니, '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처럼 써야 옳다.
그러나 이를 명백하게 구별해 쓸 자신이 없으면,
어떤 경우에나 '고맙다, 고맙소, 고맙습니다'라 하면 절대로 실수할 염려가 없다.
라고 하십니다.
복잡한 것 다 버리고 이렇게 정리합시다.
"고맙게 여기는 마음이나 느낌"이라는 뜻의 낱말은
'고마움'과 '감사'가 있는데,
감사는 한자어이고 고마움은 순 우리말이니
되도록 고마움이라는 낱말을 씁시다.
어때요?
이번에 큰 인기를 받고 마감한
'고맙습니다'라는 연속극의 제목이 만약 '감사합니다'였다면 어땠을까요?
이렇게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을까요? ^^*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제 8회 -->> 제8 회/제8회]
요즘 봄이라서 그런지 여러 가지 지역잔치가 많네요.
그 중 하나가 '제8회 함평 나비 대축제'입니다.
여기서 오랜만에 띄어쓰기 좀 알아보죠.
'제 8회', '제8회', '제8 회' 중 어떤 게 맞을까요?
한자어 수사 앞에 붙는 '제'는 '차례, 순서'를 나타내는 접두사입니다.
접두사는 뒷말과 붙여 써야 합니다.
따라서, '제8 회'가 맞습니다.
문법적으로는 숫자 8앞에 있는 접두사 '제'는 무조건 붙여 써야 합니다.
그리고 단위인 '회'는 앞말과 띄어 써야 합니다. '한마리'가 아니라 '한 마리'?맞듯이...
그러나 왠지 어색하죠?
맞춤법에 아래와 같은 규정이 있습니다.
제43항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는 띄어 쓴다.
다만, 순서를 나타내는 경우나 숫자와 어울리어 쓰이는 경우에는 붙여 쓸 수 있다.
바로 이 규정에 따라서,
왠지 어색한 '제8 회'를 '제8회'라고 쓸 수 있는 겁니다.
우리 맞춤법도 알고 보면 참 합리적이고 재밌는 규정이 많습니다.
아래는 어제 보낸 편지 가운데 틀린 부분을 고칩니다.
어제 보내드린 편지에서 '찔레꽃'을 '찔래 꽃'이라고 했습니다.
가장 먼저 잘못을 짚어주신 serv??? 님께 작은 선물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