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지킴이와 지기라는 낱말과 반대되는 뜻의 낱말을 맞히시는 문제를 냈습니다.
제가 생각한 답은 헤살꾼과 갈개꾼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지킴이와 지기라는 낱말과 반대되는 뜻의 낱말을 맞히시는 문제를 냈습니다.
제가 생각한 답은 헤살꾼과 갈개꾼이었습니다.
근데 막상 댓글을 보니
제가 모르는 낱말이 이리도 많군요.
헤살꾼 : 남의 일에 짓궂게 훼방을 놓는 사람.
갈게꾼 : 남의 일에 훼방을 놓는 사람.
방망이꾼 : 남의 일에 끼어들어 방해하는 사람.
무따래기 : 남의 일에 함부로 훼방을 놓는 사람들.
불땔꾼 : 심사가 바르지 못하여 하는 짓이 험상하고 남의 일에 방해만 놓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지저귀 : 남의 일을 방해함. 또는 그런 행동
흑책질 : 교활한 수단을 써서 남의 일을 방해하는 짓.
훼사 : 남의 일을 훼방함
씨양이질 : 한창 바쁠 때에 쓸데없는 일로 남을 귀찮게 구는 짓.
쌩이질 : 씨양이질의 준말
남을 짓궂게 괴롭히는 것은 나쁜 짓이지만,
그런 뜻의 낱말도 이렇게 많군요.
제가 모르는 낱말을 보내주신 분들께도 작은 선물을 드렸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햇땅콩이 아니라 해땅콩]
어제 식구와 함께 시장에 다녀왔습니다.
가을이라 그런지 여러 가지 농산물이 많이 나와 있더군요.
여기저기 딸내미와 주전부리하면서 돌아다니다 보면,
파는 물건을 소개하는 푯말이 틀린 게 참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햇땅콩'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일부 명사 앞에 붙어) '그해에 난'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로 '해'와 '햇'을 들고 있습니다.
(동물과 식물 모두에 씁니다.)
아마도 처음에는 '해'만 '그해에 난'이라는 뜻이 있는 낱말이었는데,
주로 해와 다른 낱말을 붙여 쓰다 보니 사이시옷이 들어간 '햇'도 '그해에 난'이라는 뜻이 있는 낱말로 보면서,
아예 '해'와 '햇'을 접두사로 만든 것 같습니다.
접두사면 당연히 붙여 써야죠.
그럼 어떤 낱말 앞에서는 '해'를 쓰고 또 어떤 낱말 앞에서는 '햇'을 써야죠?
헷갈리겠죠?
현재 표준어 규정에 따라 '해'와 '햇'을 '그해에 난'이라는 뜻의 접두사로 보면 당연히 헷갈립니다.
헷갈리지 않는 길을 찾아 좀 삐딱하게 나가봅시다. ^^*
'그해에 난'이라는 뜻이 있는 낱말은 '해'하나만 있다고 보고,
그 '해'를 접두사가 아닌 하나의 낱말로 봅시다.
그럼 올해 난 감자는?
'해 감자'가 맞는데, 한 낱말로 만들면서 사이시옷이 들어가 '햇감자'가 되고,
그 발음은 [깜자]가 되는 거죠.
언젠가 사이시옷 말씀드리면서,
합성어 가운데 앞말이 모음으로 끝나거나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면 사이시옷을 적는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마찬가지,
햇과일, 햇병아리, 햇비둘기처럼 쓰는 거죠.
그럼 콩은,
'해콩'일까요, '햇콩'일까요?
사이시옷 설명에서,
뒤에 오는 낱말이 된소리(ㄲ,ㄸ,ㅃ,ㅆ,ㅉ)나 거센소리(ㅊ,ㅋ,ㅌ,ㅍ)면
사이시옷을 쓰지 않는다고 했죠?
그에 따라,
'갈빗찜'은 틀리고 '갈비찜'이 맞다고 했잖아요.
'뱃탈'이 아니라 '배탈'이고, '홋떡'이 아니라 '호떡'이고...
그러면 이제 답이 보이죠?
해 콩에서 콩에 거 센소리 ㅋ이 있으므로 사이시옷을 쓰지 않습니다.
'햇콩'이 아니라 '해콩'입니다.
당연히, 올해 난 쑥은 '해쑥'일 것이며,
올해 난 팥은 '해팥'이겠죠.
우리말 우리 국어가 어렵다고 하지만,
이렇게 차분히 풀어가면 다 풀립니다.
알려는 노력이라도 해 보고 나서 어렵다고 해야지
그런 노력도 없이 이리 말하건 저리 말하건 뜻은 다 통한다고 생각해버리면,
그런 사람은......
오늘은 쓸데없는 넋두리를 좀 늘어놓을게요.
인류가 만든 문자 중 만든 사람과 만든 날, 그리고 만든 동기와 원리가 밝혀진 유일한 글자가 바로 한글입니다.
'훈민정음'은 국보 제70호로 지정되어 있고,
한글은 1997년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되었습니다.
유네스코에서는 문맹퇴치에 공헌한 사람들에게 상을 주는데,
그 상의 이름이 세종대왕상입니다.
소설 '대지'를 쓴 미국의 유명한 여류작가 펄벅은
한글이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글자라고 하였습니다.
언어 연구학으로는 세계 최고인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언어학 대학에서
세계 모든 문자에 순위를 매겨(합리성,과학성,독창성...등의 기준으로) 진열해놓았는데
그 1위는 자랑스럽게도 한글입니다.
얼마 전에 나온 한글을 다룬 소설,
'뿌리깊은 나무'를 쓴 소설가 이정명 씨는
"한글이야말로 정보화, 디지털화에 가장 적합한 글자"라고 말했습니다.
프랑스는 1994년 소비재의 제품 판매 광고 사용법 규격 등에 프랑스어 사용을 의무화했습니다.
그 이듬해 월트디즈니 가게의 5,000개 장난감 가운데 7개가 프랑스어 상표가 없다고 한 시민이 고발했죠.
프랑스인들의 국어에 대한 사랑이 이 정도입니다.
우리는 어떤가요?
2004년 중국정부는 중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의 수를 2010년까지 1억 명으로 늘리기 위한 중국어 세계화 프로젝트를 선포하였습니다.
우리는 어떤가요?
무슨 이야기로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죠?
앞으로 가서 보니 '햇땅콩'이 오늘 주제였네요. ^^*
어제 어떤 분이 저에게 편지를 보내서
한자사용, 한자한글혼용, 한자사용폐지에 대한 생각을 물으시더군요.
저는 한자사용폐지를 주장했습니다.
우리가 쓰는 말은 거의 다 한자 없이 우리말로 쓸 수 있는데도 억지로 한자를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그리고 우리말의 70%가 한자라는 아무런 근거가 없습니다.
한자쟁이? ?말이죠.
그냥 이런저런 답답한 마음에 좀 주절댔습니다.
오늘도 즐겁게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보태기)
“그해에 새로 난 쌀”는 ‘해쌀’이 아니라 ‘햅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