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림치로 우리말 편지를 쓰는 것은 아닌데, 제 글속이 짧은 게 이런 데서 태가 납니다.
아직은 어리보기 똘기다보니 이런 실수를 자주 합니다.
날림 : 정성을 들이지 아니하고 대강대강 아무렇게나 하는 일
글속 : 학문을 이해하는 정도
어리보기 : 말이나 행동이 다부지지 못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똘기 : 채 익지 않은 과일
안녕하세요.
어제 제가 또 실수를 했습니다.
오손도손이나 깡총깡총이 아니라,
오순도순과 깡충깡충이 맞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모음조화를 따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틀린 겁니다.
모음조화의 원리에 따라 쓰면 '오손도손'과 '깡총깡총'이 맞습니다.
그러나 표준어는 '오순도순'과 '깡충깡충'인데,
이는 모음조화가 파괴된 것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표준어로 삼은 것입니다.
표준어 규정 제8장에,
"양성 모음이 음성 모음으로 바뀌어 굳어진 단어는 음성 모음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바로 그 규정에 따른 겁니다.
보슬보슬, 소근소근, 꼼질꼼질, 산들산들, 반들반들, 남실남실, 대굴대굴, 생글생글, 아름다워, 차가워, 날카로워, 놀라워 따위가 모음조화를 지키지 않으면서 표준어인 낱말입니다.
어제 아침에 일터에 나오자마자 그제 미처 끝내지 못한 일을 메지대고 그 뒤에 우리말 편지를 쓰다보니 넋이 나갔나 봅니다. ^^*
(메지대다 : 한 가지 일을 마무리하여 치우다, 한 가지 일을 단락 지어 치우다.)
날림치로 우리말 편지를 쓰는 것은 아닌데, 제 글속이 짧은 게 이런 데서 태가 납니다.
아직은 어리보기 똘기다보니 이런 실수를 자주 합니다.
(날림 : 정성을 들이지 아니하고 대강대강 아무렇게나 하는 일)
(글속 : 학문을 이해하는 정도)
(어리보기 : 말이나 행동이 다부지지 못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똘기 : 채 익지 않은 과일)
그래도 제가 제 잘못을 능갈치며 비쌔지 않으니 늡늡하고 넨다하게 봐 주시길 빕니다.
(능갈치다 : 능청스럽게 잘 둘러대다, 교묘하게 잘 둘러대다.)
(비쌔다 : 어떤 일에 마음이 끌리면서도 겉으로 안 그런 체하다.)
(늡늡하다 : 성격이 너그럽고 활달하다.)
(넨다하다 : 어린아이나 아랫사람을 사랑하여 너그럽게 대하다.)
봐 주실 거죠? ^___^*
앞으로는 잘 마물러 보내도록 힘쓰겠습니다.
(마무르다 : 일의 뒤끝을 맺다)
주말 잘 보내시길 빕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여기에 나온 낱말은 모두, 모조리, 몽땅, 다 대한민국 국어사전에 있는 낱말? 都求?
곧, 모두 표준어입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이걸 처먹으라고?]
어제는 밖에 나가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제 배가 해장국을 애타게 찾더군요. ^^*
추어탕을 먹었는데요.
추어탕을 내오고, 그 옆에 들깨 가루가 있는데,
그걸 쳐 먹으면 좋다고 하더군요.
"손님, 들깨 가루를 쳐 먹는[처멍는] 것이 좋습니다."
"뭐라고요? 처먹으라고요?"
"아니, 그게 아니라, 이걸 쳐 드시라고..."
"처먹으나 처드시나... 이런..."
오늘은 '처먹다'와 '쳐 먹다'를 갈라보겠습니다.
먼저,
'처먹다'는
"욕심 사납게 마구 먹다."는 뜻입니다.
또, '먹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기도 하죠.
발음은 [처먹어, 처먹으니, 처멍는]입니다.
여기에 쓴 '처'는
'함부로, 마구, 심히'의 뜻이 있습니다.
이와 달리,
'쳐 먹다'는 두 개의 낱말로 만들어진 구입니다.
여기에 쓴 '쳐'는
"적은 분량의 액체를 따르거나 가루 따위를 뿌려서 넣다"는 뜻의 '치다'에서 온 말입니다.
곧, '쳐'는 '치-'의 활용형인 '치어'의 준말입니다.
따라서,
'들깨 가루를 쳐 먹다'는
'들깨 가루를 추어탕에 뿌려서(또는 넣어서) 먹다'는 뜻이고,
'들깨 가루를 처먹다'는
들깨 가루 먹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것입니다.
문제는,
'쳐 먹다'와 '처먹다'의 발음이 같다는 것입니다.
이건 뭐 어떻게 풀 방법이 없네요.
어르신 앞에서는 조심스럽게 쓰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