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구설과 구설수는 다릅니다.
구설은 좋지 않은 말이고,
구설수는 그런 말을 들을 운수입니다.
안녕하세요.
어제는 온 식구가 횡성에 다녀왔습니다.
한우고기 좀 먹을까 해서 갔는데, 한우는 못 먹고 더덕만 많이 먹고 왔습니다. ^^*
봉황이 울었다는 봉명리라는 곳에서 잤는데 비포장도로로 한참 들어가야 마을이 나오더군요.
오랜만에 달려보는 비포장도로였습니다.
포장(鋪裝)은
"길바닥에 돌과 모래 따위를 깔고 그 위에 시멘트나 아스팔트 따위로 덮어 길을 단단하게 다져 꾸미는 일."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꾸민 길을 '포장도로'라고 합니다.
그럼 포장 되지 않은, 꾸미지 않은 길은 뭐라고 하죠?
아시는 것처럼 '비포장도로(非鋪裝道路)'라고 합니다.
'비포장'보다는 '흙길'이 낫지 않나요?
근데 안타깝게도 흙길은 사전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포장, 포장도로, 비포장도로와 함께
'길'과 '포장길'만 올라 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이런 멋진 '길'을 두고 '도로(道路, どうろ[도우로])'라는 일본어투 말을 더 많이 쓰는 우리입니다.
어떤 책에 보니 '도로'는 땅에만 있고,
'길'은 하늘과 땅, 심지어는 바다에도 있는 게 길이라고
도로와 길의 쓰임을 갈랐더군요.
다음에 사전 만들 때는 '도로'를 빼고 '길'만 올랐으면 좋겠습니다.
'포장'을 뺄 수 없다면 '흙길'이라도 올렸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도 열심히 일해야겠죠?
그래야 주말에 또 놀러 가죠.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단출/단촐, 도저하다]
오늘은 간단한 이야기를 하죠.
식구나 구성원이 많지 않아서 홀가분하다는 뜻을 이야기할 때,
‘단출하다’고 해요, 아니면 ‘단촐하다’고해요?
‘단촐하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단출하다’의 잘못이라고 명쾌하게(?) 나옵니다.
많은 분들이 ‘단촐’로 알고 계시는데,
식구나 구성원이 많지 않아서 홀가분하다는 뜻은
‘단출’입니다.
살림이 단출하다.
‘식구가 단출하다’처럼 쓰죠.
말 나온 김에,
‘도저’가 무슨 말인지 아세요?
부정하는 말과 함께 쓰여 아무리 하여도 안 될 때 쓰는 ‘도저히’와 같은 어근에서 온 말입니다.
‘도저’에 ‘히’가 붙으면 별로 좋지 않은 뜻이 되지만,
그냥 동사형 하다가 붙으면 참 좋은 뜻이 됩니다.
‘도저(到底)하다’는 형용사로
학식이나 생각, 기술 따위가 아주 깊다는 뜻입니다.
‘학문이 도저하다/의술이 도저하다/정성이 도저하다.’처럼 씁니다.
또,
행동이나 몸가짐이 빗나가지 않고 곧아서 훌륭하다는 뜻으로,
‘네 행실이 도저했다면 그가 그런 대접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처럼 씁니다.
좋은 말이죠.
이런 좋은 말은 살려 써야하는데...
오늘 주위에 계신분에게
‘도저하다’는 말을 한번 써 보시는 것은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