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아가', '아이'는 있어도 '애기'는 없습니다.
'아이'의 준말은 '애'이지 '애기'가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맨날'이라는 말이 많이 드리네요.
"매일같이 계속하여서"라는 뜻의 낱말은 '맨날'이 아니라 '만날'입니다.
만날 그 모양이다, 너는 시험이 코앞인데 만날 놀기만 하니?처럼 씁니다.
지난주 토요일 오후 1:48, KBS 라디오에서 진행자가 '애기'라고 했습니다.
'아기', '아가', '아이'는 있어도 '애기'는 없습니다.
'아이'의 준말은 '애'이지 '애기'가 아닙니다.
곧이어 53분에
"곤혹을 치루다"고 했습니다.
"심한 모욕. 또는 참기 힘든 일."은 '곤혹'이 아니라 '곤욕'입니다.
또,
"무슨 일을 겪어 내다."는 뜻의 낱말은 '치루다'가 아니라 '치르다'입니다.
시험을 치르다, 잔치를 치르다처럼 쓰지,
시험을 치루다, 잔치를 치루다로 쓰지 않습니다.
언젠가 말씀드렸듯이
'치루다'는 아마도 의사선생님들만 쓸 수 있는 말일 겁니다.
치질 환자를 보는 의사선생님이 '어, 이거 치핵이 아니라 치루다'라고 하실 때 쓸 수 있는 말입니다.
이번 주는 방송에서 고운 말, 바른말만 듣기를 빕니다.
말이 올라야 나라가 오른다고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걸리적거리다 =>> 거치적거리다]
어제는 논에서 벼를 벴습니다.
달포 전에는 벼가 많이 쓰러져서 그걸 서너 포기씩 잡고 일일이 묶어 줬는데,
어제 벼를 베다 보니 그렇게 묶어놓은 게 무척 걸리적거리더군요.
벼를 베기 전에 묶은 끈을 일일이 끊어줬습니다.
역시 농사는 하느님께 착하게 보여야 한다는데...저는 그렇지 못해서 이렇게 큰 고생을 하나 봅니다.
흔히,
“거추장스럽게 자꾸 여기저기 걸리거나 닿다.”는 뜻으로
‘걸리적거리다’라는 표현을 쓰는데요. 이것은 틀렸습니다.
‘거치적거리다’가 맞습니다.
‘걸리적거리다’는 ‘거치적거리다’의 잘못입니다.
뭔가 이상하다고요?
그럼 사전을 뒤져보세요.
제가 가지고 있는 사전에는 이렇게 나와 있네요.
‘걸리적거리다’ : ‘거치적거리다의 잘못’
오늘도 이슬이 걷히자마자 논에 나가야 합니다.
오늘도 힘든 하루를 보낼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