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22] 우리말) 햇덧

조회 수 5643 추천 수 94 2008.09.23 09:56:30
요즘처럼 해가 짧아지는 게 보이는 것 같은 때를 '햇덧'이라고 합니다.
해가 떠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 데서 따와 '햇덧'이라는 멋진 낱말을 만들었나 봅니다.


안녕하세요.

저만 그렇게 느끼는지 모르지만 시간이 참 빨리 흘러갑니다.
벌써 가을이고, 벌써 9월 중순이 넘었습니다.
이제는 밤이 길어지는 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아침 6시에 보면 아직도 어둑어둑하고,
저녁 7시만 넘으면 어둠이 깔립니다. 며칠 전만 해도 그 시간에는 해가 중천에 있었는데...
이렇게 세월이 흘러가기에 덧없다고 하나 봅니다.

'덧'은 "얼마 안 되는 퍽 짧은 시간"을 뜻합니다.
'덧없다'는 그림씨(형용사)로 "알지 못하는 가운데 지나가는 시간이 매우 빠르다."는 뜻입니다.
말 그대로 덧없는 세월이죠.

요즘처럼 해가 짧아지는 게 보이는 것 같은 때를 '햇덧'이라고 합니다.
해가 떠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 데서 따와 '햇덧'이라는 멋진 낱말을 만들었나 봅니다.

햇덧은 굳이 낱말 뜻을 설명하지 않아도
해거름의 쓸쓸함이 묻어 있는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봄 내음 >> 봄 향기]

많이 춥죠?
추위나 더위에는 ‘많이’를 쓰지 않습니다.
추위나 더위의 정도를 나타내는 부사는 '상당히'나 '꽤'를 써야 바릅니다.
지난 주말과 오늘은 상당히 추운 겁니다.
내일부터는 날씨가 많이 풀릴 거라고 하네요.
요즘 봄 맞죠?
봄에 자주 들을 수 있는 말 중,
'봄 내음 물씬'이라는 게 있습니다.

'봄 내음'이 어떻게 생겼는지, 또 어떤 향인지도 모르겠지만,
'내음'은 표준어가 아닙니다.

'코로 맡을 수 있는 온갖 기운'은 '냄새'지 '내음'이 아닙니다.
'봄 냄새'보다 '봄 내음'이 더 따뜻하게 느껴지고,
'고향 냄새'보다는 '고향 내음'이 왠지 더 정감 있게 느껴지더라도,
표준어로, '코로 맡을 수 있는 온갖 기운'은 '냄새'지 '내음'이 아닙니다.

'봄 내음 물씬'이라는 말보다는,
'봄 향기 가득'이라는 말이 더 나을 겁니다.

자주 드리는 말씀이지만,
'내음'이 사투리라서 쓰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쓰더라도 사투리인 것을 알고 쓰자는 겁니다.

봄만 되면 제가 자주 지적하는 게,
'입맛 돋구는 나물'입니다.
이것은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로 그 설명을 대신하겠습니다.
한 주를 여는 월요일입니다.
즐겁게 시작하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43608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9260
596 [2008/10/15] 우리말) 수군수군과 소곤소곤 id: moneyplan 2008-10-15 6774
595 [2008/10/13] 우리말) 꼬리와 꽁지 id: moneyplan 2008-10-14 7356
594 [2008/10/12] 우리말) 기다와 아니다 id: moneyplan 2008-10-13 7437
593 [2008/10/10] 우리말) 어제 문제 답입니다 id: moneyplan 2008-10-10 6910
592 [2008/10/09] 우리말) 한글날 기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8-10-09 6724
591 [2008/10/08] 우리말) 해외와 나라밖 id: moneyplan 2008-10-08 4899
590 [2008/10/07] 우리말) 염치와 얌치 id: moneyplan 2008-10-07 6794
589 [2008/10/06] 우리말) 꿩 먹고 알 먹고... id: moneyplan 2008-10-06 6669
588 [2008/10/02] 우리말) 한글날을 앞두고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8-10-06 6613
587 [2008/10/01] 우리말) '안되다'와 '안 되다' id: moneyplan 2008-10-01 6857
586 [2008/09/30] 우리말) 멀다랗다와 머다랗다 id: moneyplan 2008-09-30 6840
585 [2008/09/29] 우리말) 억지 춘향과 억지 춘양 id: moneyplan 2008-09-29 7273
584 [2008/09/26] 우리말) 개발새발과 괴발개발 id: moneyplan 2008-09-26 6396
583 [2008/09/25] 우리말) 비비대다와 뱌비대다 id: moneyplan 2008-09-25 7244
582 [2008/09/24] 우리말) 서두르다와 서둘다 id: moneyplan 2008-09-24 6460
581 [2008/09/23] 우리말) 일몰보다는 해넘이가... id: moneyplan 2008-09-23 7180
» [2008/09/22] 우리말) 햇덧 id: moneyplan 2008-09-23 5643
579 [2008/09/20] 우리말) 코스모스는 왜 코스모스일까요? id: moneyplan 2008-09-20 5658
578 [2008/09/19] 우리말) 딴은 이해가 갑니다. id: moneyplan 2008-09-19 6474
577 [2008/09/18] 우리말) 우리말편지가 왔습니다. ^^* id: moneyplan 2008-09-18 7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