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05] 우리말) 임과 님

조회 수 5306 추천 수 94 2009.03.05 09:27:36
현재 맞춤법에서는 사모하는 사람을 '님'이라 하지 않고 '임'이라 해야 바릅니다.
임을 그리는 마음, 임을 기다리다, 임을 못 잊다, 임과 이별하다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이 경칩이라네요.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깬다는 경칩...
바야흐로 이제 봄인가 봅니다. 이게 곧 꽃도 피겠죠? ^^*

우리 익은말(속담)에
'꽃 피자 님 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때맞추어 반가운 일이 생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그런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

익은말에서는 사모하는 사람을 '임'이라 하지 않고 '님'이라 썼습니다.
현재 맞춤법에서는 사모하는 사람을 '님'이라 하지 않고 '임'이라 해야 바릅니다.
임을 그리는 마음, 임을 기다리다, 임을 못 잊다, 임과 이별하다처럼 씁니다.

속담에
'임 없는 밥은 돌도 반 뉘도 반'이라는 게 있고,
우리가 잘 아는
'임도 보고 뽕도 딴다'도 있잖아요.
이런 속담에는 모두 '임'이라고 쓰는데,
'님'이라고 쓰는 속담이 몇 개 있습니다.
고와도 내 님 미워도 내 님(좋으나 나쁘나 한번 정을 맺은 다음에야 말할 것이 없다는 말)
내 님 보고 남의 님 보면 심화 난다(자기 님이 더 훌륭하기를 바라는 뜻에서 잘난 남의 님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아니하다는 말)
꽃 피자 님 온다(때맞추어 반가운 일이 생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이 바로 그런 보기입니다.

속담까지 맞춤법에 맞춰 '님'을 '임'으로 다 바꿔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런 속담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릴 뿐입니다.

봄입니다.
저도 제 임과 함께 즐겁게 살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김영조 소장님이
아침마다 우리문화를 소개하는 편지를 보내주십니다.
어제치 편지를 소개합니다.
김영조 소장님의 편지를 받으시려면 sol119@empal.com으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내일(토박이말 올제)은 겨울잠 자던 동물들이 깨어나는 경칩입니다. 드디어 봄이
         온 것이지요. 하지만, 아직 이른 봄이어서 “꽃샘바람”, 살 속을 기어드는 맵고 찬
         “소소리바람”이나 “살바람”이 붑니다. 그래도 머지않아 그 바람은 보드랍고 화창한
         “명지바람(명주바람)”과 솔솔 부는 “실바람”이 불어오겠지요. 그런 봄에 부는
         바람들은 모두 남쪽에서 불어오는 “마파람”일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가을에도 여러 가지 바람이 있습니다. 초가을에 남쪽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건들마”, 동쪽에서 부는 “강쇠바람”, 신선한 “색바람”이 있으며, 서리 내린
         아침에 부는 “서릿바람”도 있지요. 어떤 바람이든 살을 에는 듯 독하게 부는
         “고추바람”이나 좁은 곳으로 가늘게 불어오지만 매우 춥게 느껴지는 “황소바람”만
         아니면 좋을 것입니다. 뒤에서 불어오는 “꽁무니바람”은 재미있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게슴츠레 졸린 눈]

많은 분이 걱정해 주신 덕분에
오늘 어머니가 퇴원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병원에서 자는 거, 그거 정말 힘들더군요.
자리도 불편한데다 자꾸 들락거리는 사람들 때문에...

날마다 병원에서 자면서, 처음에는 인기척만 있어도 자다가 일어났는데,
나중에는 게슴츠레 눈을 뜨고 눈치를 본 뒤 다시 자고,
어떤 때는 잠에 취해 거의 감은 듯 거슴츠레 눈을 떴다가 감고,
또 어떤 때는 졸린 눈을 비비며 가슴츠레 떴다가 또 감고...
이러다 보면 하룻밤이 금방 지나가고 어슴푸레 날이 밝아오죠.
여태 힘들었지만, 몇 년 지나면 그때의 일이 아슴푸레 떠오르겠죠?

어쨌든 이제는 어머니가 다시 병원에 입원하셔서
제가 그 옆에서 가슴졸이며 자는 일이 없기를 빕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게슴츠레, 거슴츠레, 가슴츠레 : 졸리거나 술에 취해서 눈이 정기가 풀리고 흐리멍덩하며 거의 감길 듯한 모양.

어슴푸레, 아슴푸레 : 빛이 약하거나 멀어서 조금 어둑하고 희미한 모양,
또렷하게 보이거나 들리지 아니하고 희미하고 흐릿한 모양,
기억이나 의식이 분명하지 못하고 조금 희미한 모양.

거슴푸레 : 대한민국 국어사전에 그런 낱말 없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44014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9686
716 [2009/03/26] 우리말) 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9-03-26 7011
715 [2009/03/25]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9-03-25 5009
714 [2009/03/24] 우리말) 나라비 id: moneyplan 2009-03-24 4410
713 [2009/03/23] 우리말) 와이셔츠 id: moneyplan 2009-03-23 10740
712 [2009/03/20] 우리말) 칠 대 일 id: moneyplan 2009-03-23 5787
711 [2009/03/19] 우리말) 현안 문제 id: moneyplan 2009-03-19 4731
710 [2009/03/18] 우리말) 사람 소개하는 방법 id: moneyplan 2009-03-18 4773
709 [2009/03/17] 우리말) 우연하다와 우연찮다 id: moneyplan 2009-03-17 4699
708 [2009/03/16] 우리말) 주야장천 id: moneyplan 2009-03-16 6498
707 [2009/03/13] 우리말) skinship 정의 id: moneyplan 2009-03-13 5891
706 [2009/03/12] 우리말) 시쁘다와 시뻐하다 id: moneyplan 2009-03-12 6849
705 [2009/03/11] 우리말) 노란자와 노른자 id: moneyplan 2009-03-11 7646
704 [2009/03/10] 우리말) 스킨십도 외래어? id: moneyplan 2009-03-10 11141
703 [2009/03/09] 우리말) 낯익다와 귀 익다 id: moneyplan 2009-03-09 6556
702 [2009/03/07] 우리말) 어머니 글(예전에 보낸 편지) id: moneyplan 2009-03-09 4604
701 [2009/03/06] 우리말) 엥꼬와 엔꼬 id: moneyplan 2009-03-06 7495
» [2009/03/05] 우리말) 임과 님 id: moneyplan 2009-03-05 5306
699 [2009/03/04] 우리말) 막장은 희망입니다 id: moneyplan 2009-03-04 6260
698 [2009/03/03] 우리말) 아뭏튼과 아무튼 id: moneyplan 2009-03-03 10426
697 [2009/03/02] 우리말) 스킨십 id: moneyplan 2009-03-03 6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