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기운으로 꽃을 피게 만드는 '해님'은
[해님]으로 소리내고 '해님'으로 쓰는 게 바릅니다.
안녕하세요.
햇볕이 참 좋죠?
오늘도 해님이 저를 반겨주시네요. ^^*
어제 점심때 누군가 저에게 묻기를
왜 '햇님'이 아니라 '해님'이 맞냐고 물으시더군요.
[핸님]으로 소리가 나니 당연히 사이시옷을 넣어서 적어야 하지 않냐면서...
1.
먼저,
해님은 해를 인격화하여 높이거나 다정하게 이르는 말입니다.
해님의 발음은 [핸님]이 아니라 [해님]입니다.
2.
사이시옷은 두 낱말이 합쳐져 사잇소리 현상이 나타났을 때 쓰는 'ㅅ'입니다.
해님은
해라는 낱말과 님이라는 의존명사가 합쳐진겁니다.
낱말과 낱말의 결합이 아니므로 사이시옷을 쓰지 않습니다.
따뜻한 기운으로 꽃을 피게 만드는 '해님'은
[해님]으로 소리내고 '해님'으로 쓰는 게 바릅니다.
제 일터에 있는 벚꽃이 활짝 피었네요.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신 김치와 쉰 김치]
안녕하세요.
아침에 병원에 좀 다녀오느라 편지를 이제야 보냅니다.
달포 쯤 전부터 속이 이상했는데, 일이 많아 계속 미루다 오늘 짬을 좀 냈습니다.
의사선생님이 뭐라고 하실지 자글거려서 아무것도 못했습니다. ^^*
(자글거리다 : 걱정스럽거나 조바심이 나거나 못마땅하여 마음을 졸이다.)
어제 김치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오늘 좀 이어볼게요.
"맛이 식초나 설익은 살구와 같다"는 뜻의 그림씨(형용사)가 '시다'입니다.
여기서 나온 게 '신 김치'입니다.
"김치, 술, 장 따위가 맛이 들다"는 뜻의 움직씨(동사)가 '익다'이니,
"잘 익어서 신 맛이 나는 김치"는 '신 김치'가 됩니다.
'쉬이'라는 어찌씨(부사)가 있습니다.
"가능성이 많게"라는 뜻으로
유리잔은 쉬이 깨진다, 날씨가 따뜻해서인지 김치가 쉬이 쉰다처럼 씁니다.
자, 여기서 '김치가 쉬이 쉰다'가 무슨 말일까요?
'김치가 잘 쉰다' 또는 '김치가 쉽게 쉰다'는 뜻 정도 될텐데,
김치가 쉰다는 게 말이 되나요?
시게 되는 것을 쉰다고 하나요?
'날씨가 따뜻해서 김치가 쉬이 익는다'고 하면 말이 되고 무슨 뜻인지도 쉽게 알 수 있지만,
'날씨가 따뜻해서 김치가 쉬이 쉰다'고 하면 말이 좀 이상합니다. 말이 된다면 무슨 뜻일까요?
김치에는 시다와 쉬다를 모두 쓸 수 있습니다.
'김치가 시다'고 하면 김치가 잘 익어서 신맛이 난다는 뜻이고,
'김치가 쉰다'고 하면 김치가 너무 익어서, 곧 상해서 먹을 수 없게 된 것을 말합니다.
말장난 같지만,
뜻을 그렇게 가를 수 있습니다.
그나저나,
어제 김치 냉장고를 샀으니 김치가 쉬이 시지도 않을 것이고 쉬이 쉬지도 않겠죠?
또, 제가 좋아하는 신 김치를 맘껏 먹을 수 있고, 쉰 김치는 없어지겠죠?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