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에 난"이라는 뜻의 앞가지는 '해'이고
뒤에 오는 낱말이 된소리나 거센소리가 아니면 사이시옷을 넣어 적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안녕하세요.
아침에 김유용 박사와 차를 한 잔 했는데 '대잎차'라고 적혀 있네요.
'댓잎차'가 맞습니다.
김 박사님!
아침에 마친 차 참 맛있었습니다. ^^*
요즘 시장에 나가면 벌써 햅쌀이 나와 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우리말에 "그해에 난"이라는 뜻을 더하는 앞가지(접두사)는 '햇-/해-'가 있습니다.
'햇-'은 뒷말이 예사소리인 일부 이름씨(명사) 앞에 붙어 '햇곡식/햇과일'과 같이 쓰이고,
뒷말이 된소리나 거센소리인 일부 명사 앞에는 접사 ‘해-’가 붙어 “해쑥/해콩/해팥”과 같이 씁니다.
더 쉽게 보면
"그해에 난"이라는 뜻의 앞가지는 '해'이고
뒤에 오는 낱말이 된소리나 거센소리가 아니면 사이시옷을 넣어 적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햇감자, 햇과일, 햇것, 햇병아리, 햇비둘기, 햇솜, 햇순, 햇나물로 쓰고,
해쑥, 해팥, 해땅콩으로 쓰는 게 바릅니다.
근데 이상하게 쌀은 '해쌀'이 아닌 '햅쌀'이라고 합니다.
그 까닭은 내일 설명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설것이와 설거지]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어제 오랜만에 설거지를 좀 했습니다.
하도 오랜만에 하다 보니 좀 어설프더군요.
자주 해야 하는데... 그래야 나이들어 구박받지 않을 텐데......
오늘은 설거지 이야기나 좀 해 볼게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 설거지만 가지고도 할 말이 무척 많답니다. ^^*
먼저,
설거지와 설것이 어떤 게 맞죠?
"음식을 먹은 뒤에 그릇을 씻어서 치우는 일"은 '설것이'가 아니라 '설거지'입니다.
여기에서 나온 말이 뒷설거지, 비설거지죠.
'설겆이'는 본래 '설겆다'라는 낱말에 '이'가 붙어서 된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설겆-'이라는 말이 '설거지'외에는 어디에도 쓰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글 맞춤법에서 말뿌리(어원)를 밝혀 적지 않고 '설거지'로 소리나는 대로 적기로 한 것입니다.
이런 것을 보면 말이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다음은
'설거짓물'과 '설거지물'입니다.
어떤 게 맞죠?
이건 발음을 따져야 합니다.
'설거지물'을
[설거진물]로 발음한다면 '설거짓물'로 쓰는 게 맞고,
[설거지물]로 발음한다면 '설거지물'로 쓰는 게 맞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발음하세요?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설거지물'은 [설거지물]로 발음합니다.
1988년 국립국어원에서 표준국어대사전을 만들면서
다른 사전들의 발음 정보와 서울 사람들의 실제 발음을 고려해서 그렇게 판단한 겁니다.
그에 따라 사이시옷을 받쳐 적지 않은 '설거지물'이 맞춤법에 맞는 표기입니다.
그런 보기를 더 보면 '머리말'입니다.
발음을 [머린말]로 한다면 '머릿말'로 적어야 하겠지만,
그 발음이 [머리말]이 표준어 규정에 맞으므로 '머리말'로 적습니다.
더 나갑시다. ^^*
설거지물을 개숫물이라고 합니다.
이를 어떤 사전에 보면 '開水물'이라고 풀어놨습니다.
이는 크게 잘못된 겁니다.
개수는 그릇을 뜻하는 우리 고유어입니다.
그래서 '개수 물'은 그릇을 씻는 물로 곧, 설거지물이 되는 거죠.
이를 한자쟁이들이 開水물로 풀어놓은 겁니다.
그래놓고 그런 것을 사전에 올려놓으면 그게 곧 표준어가 되어버립니다.
큰 잘못입니다.
바로 그런 덜떨어진 한자쟁이 학자들 때문에,
'우레'를 '우뢰(雨雷)'라고 사전에 올려 표준어를 만든 겁니다.
우레는 천둥이라는 뜻의 순 우리말인데, 왜 한자 雨雷를 억지로 만드냐고요.
제발 사전을 만들 때는 책임감을 느끼면서 만들길 빕니다.
이번주도 정신 차리고 삽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