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사귀를 잎이라고 하니 한 잎, 두 잎도 맞겠지만,
얇은 물체나 납작한 물건을 세는 단위로 '닢'이라는 게 있으니 그걸 써도 됩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일요일 아침 7:41, MBC에서 식초 이야기를 하면서 '피로회복'이라고 이야기하고 자막도 그렇게 나왔습니다.
회복해야 하는 것은 피로가 아니라 원기입니다.
피로는 없애야할 겁니다.
피로해소나 원기회복이 맞습니다.
곧이어 8:21에는 '단촐하다'고 이야기하고 자막도 그렇게 나왔습니다.
식구나 구성원이 많지 않아서 홀가분하다는 뜻의 낱말은 '단촐'이 아니라 '단출'입니다.
어젯밤 KBS 9시뉴스에서 '뱃속'에 마약을 숨겨왔다는 자막을 내보냈습니다.
오늘 아침 SBS와 KBS뉴스에도 '뱃속'이라고 나왔습니다.
'뱃속'은 마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고,
마약을 숨기는 배의 안쪽은 '배 속'입니다.
오늘은 우리말 편지를 읽고 보내주신 댓글을 소개하겠습니다.
보낸사람 "나나니"
보내주시는 우리말 편지를 통해서 많이 배웁니다.
바쁘실 텐데 매일 편지를 보내시느라 얼마나 힘드실까 싶네요.
물론 좋아서 하시는 일이겠지만요.^^
편지를 읽다 보니 사전 찾아보는 일을 즐겨하시는 것 같아요.
저도 취미가 사전 뒤적이는 것인데,
제가 찾은 단어 하나 소개해 드리려고요.
(이미 알고 계실 수도 있겠지만..)
바로 '느ㅊ'이라는 단어입니다.(한 글자로 써지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씁니다.)
제가 갖고 있는 동아新콘사이스라는 사전에는(아주 오래된 사전입니다.^^;;)
'앞으로 어찌 될 것같이 미리 보이는 빌미'라고 풀이되어 있고
예문으로는 '그 애가 느ㅊ이 글렀다'가 실려 있네요.
한컴 사전에는 '미리 보이는 빌미. 앞으로 어찌될 것 같은 징조.'라고 되어 있고
'느ㅊ이 사납다.'는 예문이 올라 있고요.
Daum 국어사전에도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은 일의 근원. 또는 먼저 보이는 빌미.'라는 설명과 함께
'느ㅊ이 사납다, 그 녀석은 느ㅊ이 글렀다, 이번 일은 느ㅊ이 좋은 것 같지 않다.'는 예문이 있습니다.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 '그 녀석은 느ㅊ이 글렀다'라고 쓸 때
비슷한 뜻으로 쓸 수 있는(있을 것 같은) 단어인 '싹수'보다는
어감이 훨씬 부드러운 것 같아서요.
누군가에게 편지를 받는다는 것은 참 설레는 일인 것 같아요.
더구나 이렇게 정성을 기울여 쓰신 편지는 더욱 말이죠.
앞으로도 좋은 말,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좋은 편지를 보내주셔서 제가 고맙죠.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저희 집 애들은 참 띠앗이 참 좋습니다]
주말 잘 보내셨나요?
오늘은 오랜만에 저희 집 아이들 이야기 좀 할게요.
아시는 것처럼 저는 네 살배기 딸과 두 살배기 아들이 있습니다.
어제는 애들과 함께 이천 누나 집에 가서 김장을 도와드리고 덕분에 김치 몇 포기 얻어왔습니다.
저는 밖에서 김장독 묻을 구덩이를 파고,
아내는 안에서 김장을 돕는데
애들은 둘이서 배추를 뜯고 흙에서 뒹굴면서 잘도 놀더군요.
찬찬히 보고 있노라면,
누나가 동생을 그느르는 것이 보통이 아닙니다.
(그느르다 : 돌보고 보살펴 주다.)
그럴 때 보면 딸내미가 참 듬쑥하고 너볏합니다.
(듬쑥하다 : 됨됨이가 가볍지 않고 속이 깊게 차 있다.)
(너볏하다 : 몸가짐이나 행동이 번듯하고 의젓하다.)
언젠가 밖에서 둘이만 집을 찾아가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저는 뒤에서 바람만바람만 따라갔죠.
(바람만바람만 : 바라보일 만한 정도로 뒤에 멀리 떨어져 따라가는 모양)
누나가 동생의 손을 꼭 잡고 잘도 찾아가더군요.
집에서는 동생을 구박해도,
어른이 없으면 동생을 참 잘 챙깁니다.
그런것을 보면 저희 집 애들은 띠앗이 무척 좋습니다.
(띠앗 : 형제자매 사이의 두터운 정)
그런 정이 평생 가도록 잘 키우고 싶습니다.
보태기)
여기에 쓴 낱말은 모두 국어사전에 있는 겁니다.
고어가 아닙니다.
상황에 맞게 부려쓰면 좋을 아름다운 우리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