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11] 우리말) 고랑과 두둑

조회 수 5392 추천 수 122 2010.02.11 14:37:45

두둑은
논이나 밭을 갈아 골을 타서 두두룩하게 흙을 쌓아 만든 곳입니다
.

그리고

이랑은
갈아 놓은 밭의 한 두둑과 한 고랑을 아울러 이르는 말입니다.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눈이 내리네요
.

저는 요즘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
회사일을 혼자 다 하는 것도 아니고
,
제가 이렇게 한다고 우리나라가 크게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
저는 왜 이렇게 만날 바쁜지 모르겠습니다
.
어제 설쇠러 올라오신 어머니의 첫 말씀이 "왜 이리 핼쑥해졌냐?"였습니다
.

그래도 이렇게 열심히 살다 보면

고랑도 이랑 될 날이 있겠죠?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는데, 제 삶에도 그런 날이 있겠죠
? ^^*

곧 설입니다
.
고향을 생각하면서 오랜만에 농사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

농사를 지으려면 땅에 바로 씨를 뿌리는 게 아니라
,
고랑과 이랑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
그래야 물이 잘 빠지고, 식물 뿌리가 숨을 쉴 수 있습니다
.

그래서 땅을 파서 두둑하게 쌓는데, 그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좀 파인 곳이 있게 됩니다
.
그런 일을 간다고 합니다. 논을 갈다, 밭을 갈다할 때의 갈다가 그 뜻입니다
.

고랑은

두둑한 땅과 땅 사이에 길고 좁게 들어간 곳으로 이 고랑이 바뀌어 ''이 되었습니다
.
그 골이 산에 있으면 산골이 되는 것이죠. 산골짜기의 그 산골
... ^^*

두둑은

논이나 밭을 갈아 골을 타서 두두룩하게 흙을 쌓아 만든 곳입니다
.

그리고

이랑은
갈아 놓은 밭의 한 두둑과 한 고랑을 아울러 이르는 말입니다
.

두렁은 좀 다릅니다
.
고랑이나 두둑, 그리고 이랑은 논이나 밭 안에 있지만
,
두렁은

논이나 밭의 가장자리로 작게 쌓은 둑이나 언덕을 가리킵니다
.
논두렁, 밭두렁할 때 그 두렁인데, 이게 논이나 밭 안에 있으면 이상하겠죠
? ^^*

그 두렁은 곡식을 심지 않습니다
.
그러나 우리 조상님은 그 땅마저 아까워 그 두렁에도 콩이나 팥, 옥수수 따위를 심었습니다
.
그게 바로  '두렁콩'입니다
.

설도 며칠 남지 않았는데, 고향 생각나는 낱말 하나 더 소개해 드릴게요
.
바로 '거웃'이라는 낱말입니다
.
거웃은

한 방향으로 한 번, 죽 쟁기질하여 젖힌 흙 한 줄을 뜻합니다.
흔히
,
양방향으로 한 번씩 쟁기질하여 두 번 모으거나

양방향으로 두 번씩 쟁기질하여 네 번 모아서 한 두둑을 짓죠
.

아침부터 눈이 내리네요
.
이러다 고향 가는길 힘들어지지 않나 모르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
아빠, 원준이 또 똥쌌어요
]

'
아빠, 원준이 또 똥 쌌어요
.'
'
?
?'
'
저는 화장실 가서 누는데 원준이는 만날 기저귀에다 싸요. 그쵸
?'

오늘 아침에 제 딸이 저에게 일러바친 말입니다
.
제 딸내미는 이제 막 36개월을 넘어섰습니다
.
이 어린것이 말을 배워가는 것을 보면 참 재밌습니다
.
언젠가는 시장에서 한 아주머니가 하시는 말씀을 듣고
,
'
아빠, 저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죠. 그쵸?'라고 말해 저를 깜짝 놀라게 하더군요
.
이 어린것이 벌써 틀리다와 다르다를 갈라 쓰고 있으니 얼마나 기특해요
.

앞에서 제 동생이 똥을 쌌다고 하고

자기는 똥을 눈다고 했는데요.
이것도 정확하게 갈라서 쓰고 있는 겁니다
.

'
싸다'

'
똥이나 오줌을 참지 못하고 함부로 누다.',
똥이나 오줌을 누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
'
개똥녀'의 개가 여기저기 똥을 싸고 다니는 거죠
.

'
누다'

'
배설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다.'는 뜻으로
오줌을 누다, 똥을 누다처럼 씁니다.

그게 그거 같아 헷갈리신다고요
?
쉽게 가르실 수 있습니다
.
'
누다'는 내가 내 의지에 따라 다스려서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고
,
'
싸다'는 스스로 다스리지 못하고 내보내는 것입니다
.

제 아들은 아직 철이 들지 않아 똥을 싸는 것이고
,
제 딸은 철이 들어 제 의지대로 똥을 누는 것입니다
.
이제 '누다' '싸다'를 가르실 수 있죠
?
겨우 네 살인 제 딸도 이런 말을 상황에 맞게 씁니다. 하물며 나이든 우리야
...

우리말
123

보태기
)
'
그쵸'는 없는 말입니다
.
'
그렇죠'가 맞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44040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9709
» [2010/02/11] 우리말) 고랑과 두둑 id: moneyplan 2010-02-11 5392
935 [2010/02/10] 우리말) 먼지떨음 id: moneyplan 2010-02-10 8095
934 [2010/02/09] 우리말) 방송국이 아니라 방송사 id: moneyplan 2010-02-09 5805
933 [2010/02/08] 우리말) 야식이 아니라 밤참 id: moneyplan 2010-02-08 7359
932 [2010/02/05] 우리말) 불뚝성 id: moneyplan 2010-02-05 5798
931 [2010/02/04] 우리말) 눈이 내렸네요 id: moneyplan 2010-02-04 6322
930 [2010/02/03] 우리말) 데 띄어쓰기 id: moneyplan 2010-02-03 5650
929 [2010/02/02] 우리말) 쌍동이와 쌍둥이 id: moneyplan 2010-02-02 4962
928 [2010/02/01] 우리말) 다둥이 id: moneyplan 2010-02-01 5873
927 [2010/01/29] 우리말) 여ㄷ아홉 id: moneyplan 2010-01-29 5787
926 [2010/01/28] 우리말) 빈손으로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 일 id: moneyplan 2010-01-28 5483
925 [2010/01/27] 우리말) 속병 홧병 위장병 id: moneyplan 2010-01-27 6217
924 [2010/01/26] 우리말) 세 자와 석 자 id: moneyplan 2010-01-26 6798
923 [2010/01/25] 우리말) 문제 답은... id: moneyplan 2010-01-25 5846
922 [2010/01/22]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10-01-22 8087
921 [2010/01/21] 우리말) 미닫이와 빼닫이 id: moneyplan 2010-01-21 4817
920 [2010/01/20] 우리말) 싸다와 쌓다 id: moneyplan 2010-01-20 6694
919 [2010/01/19] 우리말) 거덜나다 id: moneyplan 2010-01-19 5175
918 [2010/01/18] 우리말) 우리는 내일이 없는 민족? id: moneyplan 2010-01-18 8169
917 [2010/01/15] 우리말) 구형과 선고 id: moneyplan 2010-01-15 5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