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엉기다와 엉키다]
안녕하세요.
어제 큰불이 났군요. 잠깐의 실수로 40명이 넘는 생명을 빼앗아 버렸습니다. 요즘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한 달 전, 태안 앞바다에 배에서 기름이 흘러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 기름이 지금은 제주도까지 흘러갔다고 하네요. 기름 덩어리가 바다에 떠다니다가 그물이나 해초 따위에 달라붙어 덩어리가 되고, 그게 바다에 가라앉거나 밀려서 해안으로 오고... 언제까지 사람들이 자연을 멍들게 할건지... 걱정입니다.
오늘은 사람들의 부주의를 나무라며 엉기다와 엉키다를 알아보겠습니다. 엉기다와 엉키다는 소리는 비슷하지만 쓰임은 다릅니다. 엉기다는 "점성이 있는 액체나 가루 따위가 한 덩어리가 되면서 굳어지다."는 뜻입니다. 기름 덩어리가 물과 한데 뭉쳐져서 굳어진 거죠.
엉키다는 '엉클어지다'의 준말로 실이나 줄, 물건 따위가 한데 뒤섞여 어지러워지다는 뜻으로 엉클어진 실타래, 엉클어진 머리카락을 가다듬다처럼 씁니다.
사람의 실수로 바다에 기름이 새 나오고, 그 기름이 물과 엉겨붙어, 자연의 섭리가 엉키고 말았네요. 어쩌다... 쩝...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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