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예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제치다와 제끼다]
안녕하세요.
어제는 고향에서 아는 분이 오셔서 저녁을 함께했습니다. 저는 아무리 바빠도 고향에서 손님이 오셨다면 만사 제치고 나갑니다. ^^*
오늘은 제끼다와 제치다를 알아볼게요. 제가 어제 만사 제끼고 나갔을까요, 제치고 나갔을까요?
'제치다'는 "거치적거리지 않게 처리하다."는 뜻으로 그 선수는 골키퍼를 제치고 골을 넣었다처럼 씁니다. 또 "일을 미루다."는 뜻도 있습니다. 그는 제집 일을 제쳐 두고 남의 집 일에 발 벗고 나선다처럼 씁니다.
그러나 '제끼다'는 낱말은 없습니다. 북한에서 쓰는 문화어에는 있는데 우리나라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없습니다.
소리가 비슷한 '제키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낱말은 소리만 비슷할 뿐 뜻은 전혀 다릅니다. "살갗이 조금 다쳐서 벗겨지다."는 뜻입니다.
저는 어제 모든 일은 '제쳐' 두고 고향 사람을 만났습니다. ^^*
"왔다, 시방 몇 신디 인자 오냐!" "그래도 너 온당께 딸싹않고 기다렸다. 좋제? 언능 앉아라, 한잔하자."
저는 말할 틈도 없었습니다. 고향 분들은 언제 봬도 그저 좋기만 합니다.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재끼다'는 "일을 솜씨 있게 쉽게 처리하거나 빨리 해 버림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재치다'는 북한에서 쓰는 문화어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