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예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도토리 키 재기와 도 긴 개 긴]
안녕하세요.
어제까지 새 장관들 청문회를 했죠? 다들 화려하더군요. 뭐가 화려한지는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아시겠죠?
그래도 이 사회에서 한 가락 하셨다는 분들인데, 어찌 그리 모두 집이 많고 땅도 많은지... 군대는 잘도 빠지시고... 새 장관 후보자 가운데 몇 명은 좀 낫다고는 하지만 제가 봐서는 그게 그겁니다. 도 긴 개 긴이죠.
흔히, 비슷비슷한 것, 또는 거기서 거기인 것, 도토리 키 재기처럼 별 차이 없는 것을 말할 때, 도길 개길 또는 도친 개친 이라고 합니다. 그럴때는 '도 긴 개 긴'이라고 해야 합니다.
여기서 '긴'은 "윷놀이에서, 자기 말로 남의 말을 쫓아 잡을 수 있는 거리."를 뜻하는 낱말입니다. 긴이 닿다, 모와 윷을 놓으니 걸 긴이 되었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도 긴 개 긴'이라고 하면 도로 가는 길이나 개로 가는 길이나 그게 그거다는 뜻으로 거기서 거기, 도토리 키 재기라는 뜻이 되는 겁니다.
땅을 사랑해서 산 거지 투기는 아니라고 말씀하셨던 분이 있었습니다. 제 깜냥은 그분 발가락의 때만큼도 못하지만, 꼭 땅이 있어야 땅을 사랑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땅 뙈기 하나 없지만 땅을 사랑하고 흙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가진 땅이 없어서 오히려 떳떳합니다. 그래서 맘이 편하고 맘껏 웃을 수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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