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28] 우리말) 떨구다와 떨어뜨리다

조회 수 5020 추천 수 119 2010.04.28 12:43:21

그냥 제 생각에는 '떨구다'가 더 말 맛이 낫지만,
아직 표준말이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천안함 침몰로 돌아가신 분들의 사진을 보면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
젊은 나이에 삶을 마감한 것도 가슴 아프지만
,
그들의 죽음 앞에 떳떳하고 당당하지 못하며 바끄러운 까닭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
서머하여 고개를 떨어뜨릴 뿐입니다
.

고개를 아래로 숙이는 것을 '떨어뜨리다' '떨어트리다'고합니다
.
할미꽃은 항상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다, 그는 늘 자신감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떨어뜨린 채 걸었다처럼 씁니다
.
이를 흔히 '떨구다'고 합니다
.
그러나 '떨구다'는 표준말이 아닙니다
.

그냥 제 생각에는 '떨구다'가 더 말 맛이 낫지만
,
아직 표준말이 아닙니다
.

46
분의 영정 앞에 그저 고개를 떨어뜨릴 뿐입니다
.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
발췌, 발취, 발초
]

안녕하세요
.

오늘도 공무원이 많이 쓰는 낱말을 좀 씹어볼게요
.

'
보고서에서 필요한 부분만 (발췌, 발취, 발초)하다
',
'
원문 (발췌, 발취, 발초)가 끝나는 대로 번역에 들어가자.'에서

발췌, 발취, 발초... 가운데 뭐가 맞을까요?
여러분은 어떤 낱말을 쓰시겠어요
?

발췌(拔萃)는 뺄 발 자와 모일 췌 자를 써서

"
, 글 따위에서 필요하거나 중요한 부분을 가려 뽑아냄. 또는 그런 내용."을 뜻합니다.

발초(拔抄)는 뺄 발 자와 베낄 초 자를 써서

"
글 따위에서 필요한 대목을 가려 뽑아서 베낌. 또는 그런 내용."을 뜻합니다.

발취(拔取)는 뺄 발 자와 골라 뽑을 취 자를 써서

"
물건이나 글 가운데서 뽑아냄."이라는 뜻입니다.

,
발췌, 발초, 발취는 모두 여럿 가운데서 중요한 것을 뽑은 것을 뜻합니다
.
한자도 그런 뜻의 한자입니다
.

꼭 그런 한자 낱말을 써야 할까요
?

'
보고서에서 필요한 부분만 (발췌, 발취, 발초)하다
',
'
원문 (발췌, 발취, 발초)가 끝나는 대로 번역에 들어가자.'

'
보고서에서 중요한 곳만 뽑다',
'
원문 벼리(뼈대)만 뽑아 번역에 들어가자'로 하면 안 되나요
?

저라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

홈페이지에서 발췌한 정보보다는

누리집에서 따온 정보가 낫고,
발취검색보다는 뽑아보기가 더 좋다고 봅니다
.

고맙습니다
.

우리말
123


보태기
)
1.
씹다 : 1. 사람이나 동물이 음식 따위를 입에 넣고 윗니와 아랫니를 움직여 잘게 자르거나 부드럽게 갈다
.
2. (
속되게)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말을 의도적으로 꼬집거나 공개적으로 비난하다
.
3.
다른 사람이 한 말의 뜻을 곰곰이 여러 번 생각하다
.
저는 공무원을 존경하는 맘을 갖고 3번 뜻으로 '씹다'를 썼습니다. 믿으시죠
? ^^*

2.
굳이 따지자면
,
'
발췌' '발초'는 중요한 것을 뽑는 것이고
,
'
발취'는 그냥 하나 뽑는 것이라고 가를 수도 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44043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9713
996 [2010/05/11] 우리말) 주꾸미 id: moneyplan 2010-05-11 5650
995 [2010/05/10] 우리말) 과속방지턱 id: moneyplan 2010-05-10 5803
994 [2010/05/07] 우리말) 거시기와 머시기 id: moneyplan 2010-05-07 6120
993 [2010/05/06] 우리말) 등살과 등쌀 id: moneyplan 2010-05-06 7124
992 [2010/05/04] 우리말) 나들가게 id: moneyplan 2010-05-04 5562
991 [2010/05/03] 우리말) 가축 id: moneyplan 2010-05-03 11321
990 [2010/04/30] 우리말) 비게질 id: moneyplan 2010-04-30 10913
989 [2010/04/29] 우리말) 들고파다 id: moneyplan 2010-04-29 6680
» [2010/04/28] 우리말) 떨구다와 떨어뜨리다 id: moneyplan 2010-04-28 5020
987 [2010/04/27] 우리말) 잊다와 잃다 id: moneyplan 2010-04-27 6376
986 [2010/04/26] 우리말) 나가다와 나아가다 id: moneyplan 2010-04-26 5590
985 [2010/04/23] 우리말) 종자의 소중함과 라일락 꽃 id: moneyplan 2010-04-23 5768
984 [2010/04/22] 우리말) 도토리 키 재기와 도 긴 개 긴 id: moneyplan 2010-04-22 7055
983 [2010/04/21] 우리말) 꽃보라 id: moneyplan 2010-04-21 5814
982 [2010/04/20] 우리말) 병해충과 병충해 id: moneyplan 2010-04-20 5065
981 [2010/04/19] 우리말) 튤립과 튜울립 id: moneyplan 2010-04-19 5854
980 [2010/04/16] 우리말) 바끄럽다/서머하다 id: moneyplan 2010-04-16 6808
979 [2010/04/15] 우리말) 코털이 세다 id: moneyplan 2010-04-15 8730
978 [2010/04/14] 우리말) 듯싶다 id: moneyplan 2010-04-14 5646
977 [2010/04/13] 우리말) 발자욱과 발자국 id: moneyplan 2010-04-13 6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