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에 따르면 그렇지만, 좀 다르게 볼 수도 있습니다.
잊은 전쟁, 잊힌 전쟁, 잊어진 전쟁...은 모두 말맛이 다릅니다.
이렇게 말맛이 조금씩 다르다면 경우에 따라 우리말 문법에서 이중피동을 허용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이 6?25 60 주년이네요.

1.
오늘 아침 6:02, KBS뉴스에서 앵커가 "잊혀진 전쟁"이라고 했습니다.
'잊다'의 피동형은 '잊히다'입니다.
그것을 다시 피동화한 '잊혀지다'는 현행 어법에 따르면 어긋난 표현입니다.
'잊힌 전쟁'이라고 해야 바릅니다.

맞춤법에 따르면 그렇지만, 좀 다르게 볼 수도 있습니다.
어제 냄새/내음, 나래/날개 따위의 말맛이 다르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잊은 전쟁, 잊힌 전쟁, 잊어진 전쟁...은 모두 말맛이 다릅니다.
'잊힌'은 시간 흐름에 따라 저절로 모르게 되는 것을 뜻한다면,
'잊혀진'은 피동접사 '지'가 붙어 외부 자극이나 인위적 조건 등으로 인해 모르게 된 것을 뜻합니다.
이렇게 말맛이 조금씩 다르다면 경우에 따라 우리말 문법에서 이중피동을 허용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2.
오늘 아침 MBC뉴스에서는 '6.25'라고 했고, KBS에서는 '6?25'라고 했습니다.
여기에는 가운뎃점을 쓰는 게 바릅니다. MBC가 틀렸고, KBS가 바릅니다.


3.
뉴스에 가끔 외국 사람들 인터뷰가 나옵니다. 저는 그런 것을 들으면서 자막을 꼭 봅니다. 혹시 틀린 글자 있나 찾는 거죠. ^^*
오늘 아침 6:45, MBC에서 아이폰4가 뉴욕에서 나왔다는 뉴스를 전하면서 미국사람 인터뷰를 했습니다.
말로는 "for few hours"라고 한 것 같은데, 자막은 '네 시간 동안'이라고 나오더군요.
전체적인 뜻은 통하겠지만, 영어 번역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봅니다.
혹시 제가 잘못 들었다면 다행이지만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몰강스럽다]

안녕하세요.

어제저녁 7:43에 KBS1에서 '제 18대 국회'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한자어 수사 앞에 붙는 '제'는 '차례, 순서'를 나타내는 앞가지(접두사)로 뒷말과 붙여 써야 합니다.
'제18 대'가 맞습니다.
다만, 순서를 나타내는 경우나 숫자와 어울리어 쓰이는 경우에는 단위를 붙여 쓸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대'를 18과 붙여
'제18대'로 쓸 수 있습니다.

요즘은 뉴스를 보기가 겁납니다.
특히 왜 이리 성범죄가 많이 일어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뉴스에 보니 어느 지역 초등학교에서 집단 성폭행이 있었다고 하네요.
어른의 성범죄도 큰일이지만 같은 또래 친구의 성범죄도 또한 입에 담기 힘든 나쁜 짓입니다.
그 어린 나이에 어쩌자고 이러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말에 '살똥스럽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말이나 행동이 독살스럽고 당돌하다."는 뜻입니다.
'몰강스럽다'는 낱말도 있습니다.
"억세고 모지락스럽게 차마 못할짓을 하다."는 뜻입니다.
어쩌다 이런 살똥스럽고 몰강스러운 일이 이렇게 일어나는지 모르겠습니다.

남과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며,
남과 함께 웃고 떠들며 정을 나누고 살기에도 부족한 한뉘일텐데 어쩌자고 그 어린 나이에 그러는지...

오늘은 가슴이 아프네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44052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9720
1036 [2010/07/15] 우리말) 본데와 본때 moneybook 2010-07-15 4348
1035 [2010/07/14] 우리말) 빠르면 오늘 소환? [1] moneybook 2010-07-14 9241
1034 [2010/07/13] 우리말) 족집게 moneybook 2010-07-13 8950
1033 [2010/07/12] 우리말) 진검승부와 자매결연 [1] moneybook 2010-07-12 5337
1032 [2010/07/09] 우리말) 틀린 낱말 몇 개 moneybook 2010-07-09 4086
1031 [2010/07/08] 우리말) 처서가 아니라 소서 moneybook 2010-07-08 4624
1030 [2010/07/07] 우리말) 얼굴2 moneybook 2010-07-07 7488
1029 [2010/07/06] 우리말) 얼굴 moneybook 2010-07-06 4211
1028 [2010/07/05] 우리말) 무척 덥다 moneybook 2010-07-05 10613
1027 [2010/07/02] 우리말) 굴지와 불과 moneybook 2010-07-02 10860
1026 [2010/07/01] 우리말) 아침 뉴스를 보면서... moneybook 2010-07-01 7958
1025 [2010/06/30] 우리말) 안과 밖 moneybook 2010-06-30 8613
1024 [2010/06/29] 우리말) 큰소리와 큰 소리 moneybook 2010-06-29 7740
» [2010/06/25] 우리말) 잊힌 전쟁과 잊혀진 전쟁 moneybook 2010-06-25 6699
1022 [2010/06/24] 우리말) 한켠과 한편 moneybook 2010-06-24 4838
1021 [2010/06/23] 우리말) 도가니 moneybook 2010-06-23 5784
1020 [2010/06/22] 우리말) 차두리와 덧두리 moneybook 2010-06-22 11094
1019 [2010/06/21] 우리말) 물은 셀프 moneybook 2010-06-21 4112
1018 [2010/06/18] 우리말) 승리욕과 승부욕 moneybook 2010-06-18 5689
1017 [2010/06/17] 우리말) 승패와 성패 moneybook 2010-06-17 8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