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16] 우리말) 또, 문제를 냈습니다

조회 수 8049 추천 수 95 2010.09.16 09:14:35
밤송이에 알이 두 개만 여물어 들어 있으면 '두톨박이',
세 톨이 들어 있으면 '세톨박이'입니다.
세톨박이 밤의 양쪽 가에 박힌 밤톨이 '가톨'이고,
알이 잘고 납작하게 생긴 밤은 '빈대밤'이며,
잘 아시는 "밤송이에서 빠지거나 떨어진 밤톨"이 알밤입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낸 문제 답은 '정짜'입니다.
(정짜 : 물건을 꼭 사 가는 단골손님)

오늘도 문제를 내겠습니다.
실은 2년 전 이맘때 낸 문제입니다.

밤 이야기입니다.
언젠가 밤 속껍질을 뭐라고 하는지 문제를 낸 적이 있습니다.
답은 '보늬'였습니다.

밤송이에 알이 두 개만 여물어 들어 있으면 '두톨박이',
세 톨이 들어 있으면 '세톨박이'입니다.
세톨박이 밤의 양쪽 가에 박힌 밤톨이 '가톨'이고,
알이 잘고 납작하게 생긴 밤은 '빈대밤'이며,
잘 아시는 "밤송이에서 빠지거나 떨어진 밤톨"이 알밤입니다.

여기서 문제를 내겠습니다.
"밤이 잘 익어 저절로 떨어질 정도가 된 상태. 또는 그런 밤"를 뭐라고 할까요?

먼저 문제를 맞히시는 다섯 분께 갈피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가끔,
도대체 갈피표가 뭔데 그걸 보내주느냐는 분이 계십니다.
갈피표는
"읽던 곳이나 필요한 곳을 찾기 쉽도록 책갈피에 끼워 두는 것"입니다.
흔히 이것을 책갈피라고 하는데,
책갈피는 "책장과 책장의 사이"이고,
그 사이에 끼우는 것은 책갈피가 아니라 갈피표가 맞습니다.

우리말 편지에서 문제를 내고 그 문제를 맞히시는 분께 드리고자 갈피표를 만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얄짤없다]

안녕하세요.

편지를 쓰기 시작하면서 받는 느낌입니다. 오늘 편지는 좀 길어질 것 같네요. ^^*

먼저,
어제 제가 답장이 없다고 칭얼대고 보챈 게 좀 심했나 봅니다.
제가 보내는 우리말 편지는 저 혼자, 제 삶에 빗대어 우리말을 소개하는 것이라 제 이야기를 맘껏 쓰는데,
어제는 그게 좀 심했나 봅니다.
제가 아직도 덜 크고 속이 좁아서 그렇습니다.
아침마다 편지를 보내고 나서 이 글을 남들은 어떤 생각으로 읽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어떤 분은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실 것이고, 그렇지 않으신 분도 계실 겁니다.
또, 저는 어떤 분이 우리말편지를 받으시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궁금합니다.
어떤 분이 받으시고 어떤 생각을 하시고 어떻게 보시는지 그런 여러분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제 이야기를 여러분께 할 때, 어떤 때는 허공에 대고 소리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 반응이 없기에...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가...
편지를 보내고 그 반응을 기대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댓글을 꼭 달아달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냥 제 생각이 그렇다는 겁니다.
지금처럼 댓글이 없어도 저는 제 힘 닿는 데까지 우리말 편지를 열심히 보낼 겁니다.
다만, 저도 댓글을 보고 감사한 마음을 갖는 가슴 따뜻한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어제 제 투정이 좀 심했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봤던, 어제 발표한 시험은 농촌진흥청 연구관 특채시험이었습니다.
농촌진흥청이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고자 외부인을 대상으로 연구관 특채 시험을 시행했고,
마침 기회가 닿아서 내부 직원인 저도 응모한 거였습니다.
연구직 공무원은 승진의 기회가 딱 한 번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연구직 공무원은 연구사에서 연구관으로 올라가는 시험에 큰 기대를 합니다.
저는 여러모로 부족해서 그 시험에 떨어졌습니다.
시험도 못 본 주제에 조금은 기대했는데, 얄짤없이 떨어졌습니다.
아직 제가 연구관이 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한가 봅니다.
그러나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시험 한 번 떨어졌다고 야코죽을 제가 아니니까요. ^^*



자, 이제 오늘 치 우리말 편지를 시작하겠습니다. 앞에 한 말은 쓸데없는 잔소리였고요. ^^*
오늘은 '얄짤없다'입니다. 제가 시험에 얄짤없이 떨어져서...
'얄짤없다'의 뜻은 다 아시죠?
봐줄 수 없다거나 하는 수 없다, 어림도 없다, 예외 없다, 먹혀들지 않는다 따위의 뜻입니다.

그러나 이 '얄짤없다'는 국어사전에 오르지 않은 낱말입니다.
다만, 주위에서 많이 쓰는 낱말이라서 2003년 신어보고서에는 올렸습니다.

제 생각에, 우리말을 전공하지 않은 제 생각에 이 '얄짤없다'는 '일절없다'에서 온 것 같습니다.
일절없다를 일쩔없다로 소리 내고 이를 얄짤없다로 바꾼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냥 제 생각입니다.
'얄짤없다'에서 '얄'을 없애고 '짤없다'고도 합니다. 뜻은 비슷합니다.

'얄짤없다'는 국어사전에 오른 낱말이 아니고 신어보고서에만 올랐다고 했는데요.
'짤없다'는 신어사전에도 오르지 못한 낱말입니다.

오늘 편지는
'얄짤없다'나 '짤없다'를 쓰라거나 쓰지 마시라는 뜻으로 드린 게 아닙니다.
상황이 이렇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뿐입니다.
제가 뭔데 낱말을 써라 쓰지 말라 하겠습니까. ^^*

새벽에 듣는 빗소리가 참 좋네요.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내기)
1.
'야코죽다'는 일본말처럼 보이지만 실은 우리말입니다.
'기죽다'를 속되게 이르는 낱말입니다.
큰 호텔 가더라도 절대 야코죽지 말아라, 시험에 떨어졌다고 야코죽으면 안 된다처럼 씁니다.
이왕이면
큰 호텔에 가더라도 기죽지마라, 시험에 떨어졌다고 기죽으면 안 된다처럼 쓰면 더 좋겠지만,
어쨌든 야코죽다가 속어일지언정 일본말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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