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씨도 우리말이고 조사도 우리말입니다.
명사도 우리말이고 이름씨도 우리말입니다.
그러나 한자말인 조사나 명사보다는 토씨나 이름씨가 더 깨끗하고 정겨운 우리말이라 생각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우리말 편지 제목은 '우리말'입니다. ^^*
사전에서 우리말을 찾아보면
"우리나라 사람의 말"이라고 나옵니다.
말 그대로 우리나라 사람이 쓰는 말이 우리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는 저지만 가끔 우리말이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그건 제가 우리말을 잘 몰라서 그렇기도 하겠고, 이상한 우리말이 갑자기 너무 많이 생겨서 그렇기도 할 겁니다.
거기에 우리말이 아닌 게 우리말인 것처럼 똬리를 틀고 있는 것도 있을 것이고요.
흔히 '토씨 하나 빼지 않고 그대로...'라고 하거나,
'토씨 하나도 고치지 말고 있는 그대로...'라는 말을 씁니다.
여기서 토씨는 품사 가운데 조사를 이르는 순우리말입니다.
우리가 말로 할 때는 조사라고 안 하고 토씨라고 하는데, 왜 글로 쓸 때는 꼭 조사라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명사를 쓰지 않고 이름씨라 쓰고,
수사를 셈씨라 쓰고,
형용사를 그림씨라고 일부러라도 자주 써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토씨도 우리말이고 조사도 우리말입니다.
명사도 우리말이고 이름씨도 우리말입니다.
그러나 한자말인 조사나 명사보다는 토씨나 이름씨가 더 깨끗하고 정겨운 우리말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우리말 편지를 보내면,
이 편지에 쓰인 낱말을 일일이 깨끗하게 다듬어 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몇 가지 소개할게요. 괄호 안에 다듬은 낱말이 들어 있습니다.
제 실수(잘못)가 있었습니다.
기가 충만해(가득 차) 영험이 있는 장소(곳)로 이런 곳에 흐르는 기를 받으면 스트레스가 치유되고(낫고, 고치고)
관광하기 좋은 곳으로 소개해 주는 일명(이른바) 파워 스폿이라고 하는 곳에
창경원으로 불렸(부르던)던 곳입니다.
순종을 위로한다는 명목(구실.이름)으로 동물원과 식물원을 창경궁에 만들고 명칭(이름)을 창경원으로 깎아버린 겁니다.
그런 곳을 일본사람들에게 기가 충만해(가득 차, 꽉 차, 넘쳐) 영험이 있는 장소로 추천한다고 하니 기가 막힙니다.
조선을 깔보고 능멸한(깔본, 업신여긴, 낮추본) 선조의 기를...
파워 스폿에 들어가는 명소(이름난 곳)를 점차(차츰) 늘려갈 계획(생각, 뜻, 얼개)이라고 합니다.
분명히(틀림없이) 일본 사람들이 기를 충분히(마음껏, 넉넉히, 실컷, 잔뜩, 흠씬, 흠뻑)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선배님과 이야기하는 도중(동안),
대부분이(거의 다, 거의 모두) 다 아는 사실을
'부인'이라는 호칭(부름말)을 쓰면 안 됩니다.
시민과 인터뷰하면 대부분(거의),
오늘도 여전히(전과 같이, 예와 한가지로) 간단(쉽습니다, 짧습니다)합니다.
문장의 주체(글월의 원몸, 엄지몸, 원둥치)가 자기 스스로 행하지 않고 남에게 그 행동(몸놀림, 움직임)이나
동작(몸짓, 움직임, 몸놀림)을 하게 함을 나타내는 동사(움직씨)인 것은 아시죠?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화창한(따뜻하고 맑은) 날씹니다.
뭐 그리 유식한 척(아는 척, 아는 체)할 일이 있다고
종결형어미(맺음씨끝)에서,
당연히(마땅히, 으레, 모름지기, 두말한 것 없이)
무모하게(미련하게, 생각 없이, 어리석게) 나를 선택해 줘서 고맙고,
늦둥이 키우려면 우리 건강해야(튼튼해야) 해
위에 쓴 것처럼 글을 잘 다듬어 주십니다.
가끔은 한자를 순우리말로 바꾸면 어색하긴 하지만, 그래도 자주 써야 깨끗한 우리말이 자리를 잡는다고 봅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저는 오늘 오후에 멀리 출장을 떠납니다.
내일은 우리말 편지를 보내지 못하고 다음 주 월요일에 보내겠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렸던 우리말편지입니다.
[예/아니요]
날씨가 참 좋죠?
이 좋은 날씨처럼 좋은 일만 생기길 빕니다.
이번 주말에 제가 아는 사람이 시험을 봅니다.
그 사람이 시험을 잘 보길 빌면서 오늘 편지를 씁니다.
흔히 시험에,
“...에 대해서 예/아니요로 답하시오”라는 지문이 있습니다.
이때,
‘아니요’와 ‘아니오’ 중 어떤 게 맞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요’가 맞습니다.
제가 언젠가 편지 보내면서,
‘셔요, 세요, 까요’만 ‘요’를 쓰고 나머지는 모두 ‘오’를 쓴다고 했는데,
거기에 따르면,
‘아니요’가 아니라 ‘아니오’가 맞지 않냐고요?
그 말씀도 맞네요.
그러나 시험에 나오는,
‘예’에 상대되는 말은 ‘아니요’가 맞습니다.
이때 ‘아니요’는
감탄사 ‘아니’에 청자에게 존대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요’가 붙은 것입니다.
반면에 ‘아니오’는
형용사 ‘아니다’의 어간 ‘아니-’에
하오체의 어말어미 ‘-오’가 붙은 꼴이므로
‘이것은 책이 아니오.’와 같이 서술어로만 쓰일 수 있습니다.
헷갈리시나요?
그럼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요’ 없이 ‘아니’만으로도 쓸 수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쓰면 버릇없다고 꾸중을 듣게 될 경우에는 ‘요’를 붙이면 됩니다.
심부름 갔다 왔니?
아니(요), 아직 못 갔다 왔습니다
처럼...
참고로, 대답은,
‘예’가 맞을까요, ‘네’가 맞을까요?
이것은 복수표준어로 둘 다 맞습니다.
화창한 날씨만큼 잘 보내세요.
그리고 이번에 시험 보는 사람이 시험 잘 봐서
꼭 합격하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