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철자 하나 틀리면 창피하게 생각하면서 우리말은 왜 함부로 다루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회로 먹는 바닷물고기는 '밴댕이'입니다.
당연히 속 좁은 사람을 이를 때도 '밴댕이'라고 씁니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오랜만에 사흘을 쉬니 그동안 쌓였던 모든 피로가 다 풀리는 기분입니다. ^^*
어제저녁에는 인천에 사시는 누님네 식구와 저녁을 같이 했습니다.
누나와 매형이 장모님을 모시고 백령도에 다녀오셨거든요.
백령도 다녀오신 뒤풀이로 가까운 식당에 들어갔는데 차림표가 제 눈을 끌더군요.
밴댕이 무침을 먹기로 했는데,
차림표에는 '벤뎅이'라고 쓰여 있었고, 식당 유리창에는 '벤댕이'라고 되어 있으며,
메뉴판에는 '밴뎅이'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아마도 같은 광고회사에서 글을 팠을 텐데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별로 신경 쓰지 않고 되는대로 찍지는 않을 텐데...
영어 철자 하나 틀리면 창피하게 생각하면서 우리말은 왜 함부로 다루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회로 먹는 바닷물고기는 '밴댕이'입니다.
당연히 속 좁은 사람을 이를 때도 '밴댕이'라고 씁니다.
ㅔ와 ㅐ 소리(발음)이 거의 같아 쉽게 가를 수 없어서 헷갈리는 때가 잦은 것 같습니다.
마음속으로 겁이 나고 탈이 날까 불안해하는 것을 '켕기다'라고 합니다.
녀석이 자꾸 나를 피하는 것이 뭔가 켕기는 것이 있는 것 같았다,
큰소리치지만 속으로는 켕기는 것이 있는 모양이군처럼 씁니다.
이 또한 '캥기다'로 쓰시는 분들을 봤습니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아 켕기는 일이 없는 하루로 살고자 합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렸던 우리말편지입니다.
[자매결연]
아내가 애 낳았다는 핑계로 며칠 동안 연가를 냈습니다.
애는 아내가 낳고 저는 덕분에 잘 쉬었죠.
그동안 얼마나 기분이 좋아서 들떠 있었는지,
애 낳았다는 소식을 휴대전화 문자로 전하면서,
‘애 났어요’라고 했습니다.
우리말 편지를 보낸다는 사람이 그런 문자를 보낸 겁니다.
오랜만에 회사에 와서 방금 편지함을 열어보니,
어제 제가 일하는 회사와
충북 음성의 한 마을이 자매결연을 했다고 하네요.
공문을 열어보니,
자매결연 행사 목적이
‘DDA협상, FTA협정체결 등 농업개방 확대에 따라 어려워진 농촌을 지원하고자
농촌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고, 교류 ? 협력을 통해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하는군요.
참 좋은 일입니다.
맞춤법 틀린 것만 빼면......
자매결연이 왜 ‘형제결연’이 아닌지는 모르지만,
한자로는 ‘姉妹結緣’으로 씁니다.
사전에 나온 뜻은,
자매의 관계를 맺는 일.
한 지역이나 단체가 다른 지역이나 단체와 서로 돕거나 교류하기 위하여 친선 관계를 맺는 일입니다.
‘자매결연’ 이라는 낱말 속에는
‘結緣’, ‘맺다’라는 뜻이 이미 들어 있으므로,
자매결연을 맺었다고 하면 안 됩니다.
그냥 자매결연을 한 겁니다.
공문 끝에 있는 자매결연 기념패 문구에도
‘...자매결연을 맺고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로 나와 있네요.
기념패면 수십 년간 보관하는 것인데, 맞춤법이 틀려있으니...다시 만들 수도 없고...
어쨌든,
우리 회사와 자매결연한 마을이 크게 발전하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