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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으시대다 >> 으스대다]
어제는 비가 왔는데, 지금은 참 맑은 날씨네요.
맑고 깨끗한 날씨만큼 기분도 좋은 하루가 펼쳐질 것 같습니다.
곧 고향에 간다고 생각하니
지금 떨어져 살고 있는 딸내미 생각이 부쩍 더 나네요.
지난 주말에 딸을 만났는데,
이제 말을 좀 할 줄 안다고,
아빠인 저에게 어깨를 으쓱 추어올리며,
이것저것 자랑하고 어찌나 까불고 뽐을 내던지...
그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그 작은 엉덩이를 깝죽거리며 신나게 춤도 추고...
그 녀석 기분 맞춰주려고 제가 뭘 모른다고 하면,
그것도 모르느냐고 핀잔을 주면서 얼마나 으스대던지...
하루빨리 달려가서 보고 싶네요.
오늘은,
‘으스대다’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잘난 것도 없으면서 돈 좀 있다고 으시대고 다니다간 망신당한다”라는 말을 가끔 쓰죠.
“어울리지 않게 우쭐거리며 뽐내다”는 뜻으로 ‘으시대다’는 낱말을 쓰는데요.
이는 ‘으스대다’가 맞습니다.
얼마 전에 말씀드린,
잠자리에서 막 일어났을 때의 머리도,
‘부시시’한 게 아니라 ‘부스스’한거고,
차거나 싫은 것이 몸에 닿았을 때 크게 소름이 돋는 모양도,
‘으시시’한 게 아니라 ‘으스스’ 한 겁니다.
이처럼 흔히 ‘스’를 ‘시’로 잘못 발음하는 까닭은
‘ㅅ, ㅈ, ㅊ’처럼 혀의 앞쪽에서 발음되는
자음(전설자음)에는,
혀의 앞쪽에서 발음되는 모음(전설모음)
‘ㅣ’가 오는 게 발음하기 편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국어학자들은 전설모음화 현상이라고 하더군요.
전설모음화 현상이 굳어져 어엿한 표준어가 된 것도 있습니다.
‘넌지시, 나직하다, 나지막하다’가 바로
그런 녀석들인데요.
본래는 ‘넌즈시, 나즉하다, 나즈막하다’가
맞았는데,
지금은 그것들을 물리치고
‘넌지시, 나직하다, 나지막하다’가 표준어입니다.
저야 가진 게 없으니, 으스댈 것도 없지만,
뭔가를 가진 사람도 남들 속 긁어놓으려고 일부러 으스대면서 살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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