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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가파라 >> 가팔라]
요즘 저는 팔도유람을 하고 있습니다.
팔자가 좋아 팔도유람을 하는지,
아니면 팔자가 사나워 팔도를 싸돌아 다녀야 간신히 목구멍에 풀칠이라도 하는지...
어쨌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덕분에 구경 잘하고 있습니다.
어제 어떤 지방도로를 달리는데,
‘여기는 절벽이 가파라 위험합니다’라고 쓰인 간판이 있더군요.
가파라... 뭔가 좀 이상하죠?
“산이나 길이 몹시 비탈지다”는 뜻의 낱말은
‘가파르다’입니다.
가파른 언덕길, 층계가 가파르니 조심해라처럼 씁니다.
이 낱말은,
[르] 불규칙 활용하는 형용사로,
뒤에 오는 낱말에 따라 [ㄹ]이 첨가됩니다.
가파르+어 > 가파ㄹ+어 > 가파ㄹ+아 > 가파ㄹ+ㄹ아
> 가팔라 와 같은 과정을 거칩니다.
따라서,
산이 가팔라서 보통 사람은 오르기 어렵다처럼 써야 합니다.
가팔라, 가팔라도, 가팔라서, 가팔라야, 가팔랐다 따위로 써야 합니다.
좀 헷갈리나요?
벼르다 >> 별러
지르다 >> 질러
빠르다 >> 빨라
조르다 >> 졸라
다 비슷한 녀석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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