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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옷걸이/옷거리]
며칠 전에 이 아무개 서울시장이 2005년의 ‘베스트 드레서’로 선정됐다고 하네요.
“가족의 평화를 위해 아내가 골라 주는 옷만 입는다”고 하셨다는데...
오늘은 ‘베스트 드레서’ 이야기 좀 해 볼게요.
흔히,
몸매가 좋아 어떤 옷을 입어도 잘 어울리는 사람을 보고,
“옷걸이가 좋으니 뭘 입어도 잘 어울린다”고 하죠?
그때는 ‘옷걸이’가 아니라 ‘옷거리’라고 해야 합니다.
‘옷걸이’는,
“옷을 걸어 두는 도구”나 “옷을 걸어 두도록 만든 물건”이고,
‘옷거리’는
“옷을 입은 맵시”를 말합니다.
옷거리가 좋다/옷거리가 늘씬하다/옷거리
맵시가 좋다처럼 씁니다.
옷맵시를 나타내는 우리말에,
‘맵자하다’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모양이 제격에 어울려서 맞다.”나 “모양이 꼭 째어 어울리다”는 뜻으로,
옷차림이 맵자하다./옷거리가 맵자하다/구름
같은 머리 쪽엔 백옥 죽절이 맵자하게 가로 꽂혔다처럼 씁니다.
‘베스트 드레서’상을,
‘으뜸 옷거리’상으로 바꾸면 어떨까요?
‘베스트 드레서’라는 말을 들으면 옷 잘 입는 사람이 쉽게 떠오르고,
‘으뜸 옷거리’를 들으면 속이 거북하신가요?
그냥 제가 그 상을 못 받아서 한번 뒤대본 것이고요.
‘옷걸이’는 아셨어도,
‘옷거리’라는 낱말이 있는지는 모르셨죠?
그리고 ‘맵자하다’도 처음 들어보셨죠?
새로운 것을 하나 배우셨으니,
오늘은 뭔가 남에게 하나를 줘 보세요. 뭐가 됐든지...
주는 기쁨은 받는 기쁨보다 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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