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20] 우리말) 설 말뿌리

조회 수 5797 추천 수 0 2012.01.20 10:55:58

따라서 계절이 봄->여름->가을->겨울로 한 순환 고리를 마치고, 다시 새롭게 처음 서는 날을, 
새날이 [서는 날]이라고 하는 뜻으로 [서날, 선날, 설날]이라고 했을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1.
오늘 아침 SBS 뉴스에서 한 가수의 '시스스룩'을 소개했습니다.
저는 그 뉴스를 보면서 기자가 하고자 하는 말이 뭔지를 당최 알 수가 없었습니다.
저만 '시스스룩'이 뭔지를 모른 가요? 요즘 갑자기 '시스스룩'이라는 낱말을 자주 듣습니다.
열심히 누리집을 뒤져보니 see through look을 '시스스룩'이나 '시스룩'이라고 한다고 하더군요.
나 원 참... 그냥 '속살이 비치는 옷'이구먼 이를 굳이 '시스스룩'이라고 하는 까닭은 뭔지...
그래야 뉴스의 품질이 좋아지고, 품위가 높아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같이 뉴스에서 하고자 하는 말이 뭔지를 모르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2.
오늘이 24절기 가운데 대한(大寒)입니다.
글자 뜻만 보면 무척 추워야 할 것 같지만,
실은 소한보다 덜 춥습니다.
오죽하면 '소한의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는 익은말이 있을까요.
지금은 이렇게 별로 춥지 않은데,
오늘 오후나 내일부터 추워진다고 합니다. 눈도 많이 내리고요.
설에 고향에 가실 때 눈길 조심하시길 빕니다.

3.
오늘은 며칠전에 보내드린 설 이야기를 보시고 김용성 님이 보내주신 편지를 소개합니다.
설이라는 낱말이 어디에서 왔는지 그 말뿌리를 찾는 글입니다.
좋은 글을 보내주신 김용성 님께 감사드립니다.


글 가운데 설의 어원이 나오는데... 
저는 설의 뜻이 우리말 ‘서다’에서 온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다]라는 뜻은?
계절로 말하면 순환하는 기운이 맨 처음 열리거나 생겨서 확고하게 자리 잡히고 짜임새가 갖추어져 반듯하게 되다. 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계절이 봄->여름->가을->겨울로 한 순환 고리를 마치고, 다시 새롭게 처음 서는 날을, 
새날이 [서는 날]이라고 하는 뜻으로 [서날, 선날, 설날]이라고 했을 것입니다.

또한 이 날은 해(태양)를 상징하는 뜻으로 떡을 동그랗게 썰어 국에 띄우고 선조의 보살핌을 비는 마음으로 차례를 올리는 의식을 행하는 날입니다. 
그 외에 새 몸과 새 마음을 가지라는 뜻으로 '서빔'(설날 빚은) 옷을 차려입고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깨달으라고 팽이치기를 하고 
세상을 멀리 내다보는 안목을 가지라고 널뛰기 놀이도 하는 등, 
민족의 사상과 사유로 지내는 큰 잔칫날 이었습니다.

그 중 무엇보다도 중요한 의식은 한 해의 계획을 알차게 세우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새날이 서는 1월 1일 서날은 웃어른들을 차례로 찾아뵙고 
낮은 자세로 고개 숙여 '서배'(세배)올리며 한해의 계획을 말씀드리고 좋은 덕담을 많이 듣도록 하여 
웅비한 뜻을 가슴에 새기고 한 해의 출발을 힘차게 하라는 의미로 [세울날]이라고도 하였을 것입니다.

이런 모든 의미에서 ‘서날, 선날, 설날’ 세날, 세울날, 이라고 하였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설날은 ‘서날, 의 뜻 입니다.

결혼식 날이거나 처음 시작하는 날 내리는 상서로운 눈을 '서설'이라고 합니다.
올 서날에는 하얀 서설이 온 들판을 하얗게 물들이고 그 위에 새로운 태양이 활짝 떠올라 새로운 희망을 흠뻑 뿌려줬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첫날이 서는 ‘서날’ 어르신들께 서배(세배)많이 다니시어 좋은 덕담 많이 들으시고 알차게 세운 계획 모두 대박 나시길 빌겠습니다.

태극한글 연구소 김용성



고맙습니다.

우리말 편지 받으시는 모든 분들이 복을 많이 받으시길 빕니다.
그리고 먼길 다녀오시는 분들 조심해서 잘 다녀오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내리사랑/치사랑]

어제 눈이 내렸죠?
왜 때 아닌 눈이 갑자기 내렸는지 아세요?

실은 어제가 제 생일이었습니다.
그걸 축하하기 위해서 하늘에서 서설이 내리고,
회사 식당에서는 점심때 미역국이 나오고,
저녁 회식 때도 미역국이 나오고......

제가 말해놓고도 유치하네요. 

어제는 결혼하고 처음으로 어머니가 차려주신 미역국을 먹었습니다.
혼자 고향을 지키고 계시는 어머니가 며칠 전에 올라오셔서,
어제 제 생일 미역국을 끓여 주시고,
오늘 새벽에 내려가셨습니다.

머리카락으로 콩 서 말을 엮어도 다 못 갚는다는 부모님 사랑.
끝없는 부모님의 사랑을 받기만 하지 갚을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속담도 있나 봅니다.
날마다 한없는 부모님의 내리사랑을 느끼면서 사는 저는,
이 세상 누구보다 행복합니다. 

부모님의 사랑을 갚을 수야 없겠지만, 고마운 마음이라도 간직하고자,
오늘은 부모님의 '내리사랑'에 반대되는 좋은 우리말을 소개드릴게요.

'내리사랑'은,
"손윗사람의 손아랫사람에 대한 사랑. 특히,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뜻합니다.

반대로,
"손아랫사람이 손윗사람을 사랑함. 또는 그런 사랑."을 뜻하는 낱말이 바로,
'치사랑'입니다. 

'치'는,
"(일부 동사 앞에 붙어)'위로 향하게' 또는 '위로 올려'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로,
치뜨다/치닫다/치받다/치솟다/치읽다처럼 씁니다.

오늘 하루,
한 번 더 부모님을 생각해봅니다.
저녁에 부모님께 전화라도 한 통 드려보시는 게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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