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21] 우리말) 쑥스럽다

조회 수 6803 추천 수 0 2012.02.21 09:41:12

[쑥쓰럽따]라고 읽고, 쓰기는 '쑥스럽다'로 써야 바릅니다.
가끔은 소리 나는 대로 쓰시는 때가 있습니다. 표준말은 '쑥스럽다'입니다.

안녕하세요.

1.
어제 보낸 편지에서 '설거지'를 '설겆이'라고 썼습니다.
'막내'를 '막네'라고 써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앞으로 꼼꼼하게 보겠다는 다짐을 보내드리는 편지에서 또 틀렸으니 할 말이 없습니다.
이제는 죄송하다는 말씀도 쑥스럽네요.

2.
"하는 짓이나 모양이 자연스럽지 못하여 우습고 싱거운 데가 있다."는 뜻을 지닌 그림씨(형용사)가 '쑥스럽다'입니다.
딱 제 꼴이 그렇게 쑥스러운 것인데요.
이는 [쑥쓰럽따]라고 읽고, 쓰기는 '쑥스럽다'로 써야 바릅니다.
가끔은 소리 나는 대로 쓰시는 때가 있습니다. 표준말은 '쑥스럽다'입니다.

3.
며칠 전에
'노인'이라는 낱말이 '무기력하다', '병약(病弱)하다'는 부정적 어감을 주므로
'시니어'로 바꿔야 한다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었다는 편지를 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대로 님이 저에게 편지를 보내주셨고, 그 편지를 제가 같이 읽으실 수 있도록 보내드렸는데요,
어제 오후에 이대로 님이 페이스북에 올리신 글을 보니,
다행스럽게도 '시니어복지법을 낸 손숙미 의원이 이 법안을 며칠 전에 철회'했다고 합니다.
참으로 잘하신 일입니다.
아마 여러분도 그 법안을 없던 일로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 주셨으리라 믿습니다.

4.
오늘 아침 아가야 박춘선 님의 페이스북에 뜬 글은 보니,
어제 MBC에서 '난임프로젝트'라는 방송이 있었나 봅니다.
박춘선 님은 2005년부터 아가야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애를 쉽게 배지 못하는 분들은 도와주고 계십니다.(www.agaya.org)
그분이 '난임'을 처음 말씀하셨습니다.
불임(不姙)은 아무리 힘써도 애를 밸 수 없는 것이고,
여러 가지로 힘을 쓰면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애를 밸 수 있는 게 '난임(難姙)입니다.
'난임'이 이제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른 어엿한 표준말입니다.
이 또한 여러분의 관심이 큰 보탬이 되었을 것입니다.

오늘 날씨가 참 좋을 거라고 합니다.
이 좋은 날씨처럼 오늘도 자주 웃으시면서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알쏭달쏭/알쏭알쏭]

요즘 띄어쓰기만 계속해서 보내드렸는데,
보내는 저도 지겹고 읽으시는 여러분도 따분하실 것 같아서,
오늘은 재밌는 이야기 하나 보내 드릴게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여 얼른 분간이 안 되는 모양'을,
'알쏭달쏭'이라고 하는데요.
이것을 일본말로 하면 '아리까리'고,
중국말로 하면 '갸우뚱'이고,
독일말로 하면 '애매모호'고,
프랑스말로는 '아리송'입니다.
그럼 아프리카 말로는 뭘까요? 

답은,
'긴가민가'입니다. ^^*


오늘은 그 '알쏭달쏭'을 소개해 드릴게요.
'알쏭달쏭'의 본래 뜻은,
'여러 가지 빛깔로 된 점이나 줄이 ‘고르지 않게’ 뒤섞여 무늬를 이룬 모양'입니다.
알쏭달쏭 고운 무지개처럼 쓰죠.
거기에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여 분간하기 매우 어려운 모양'과,
'기억이나 생각 따위가 계속 떠오를 듯하면서도 떠오르지 않는 상태'라는 뜻도 있습니다.
알쏭달쏭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처럼 쓰죠.

그럼,
'알쏭달쏭'과 반대로 
'여러 가지 빛깔로 된 점이나 줄이 ‘고르게’ 뒤섞여 무늬를 이룬 모양'을 뜻하는 낱말은 뭘까요?
그건 바로 '알쏭알쏭'입니다.
'알쏭달쏭'과 '알쏭알쏭', 
'달'과 '알' 한 자 차이지만 뜻은 정 반대가 됩니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알쏭달쏭'과 '알쏭알쏭'은 점이나 줄이 고르고 고르지 않은 상태로 정 반대의 뜻이지만,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여 얼른 분간이 안 되는 모양'이라는 뜻은 두 낱말 모두 같다는 겁니다.
곧,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할 때는 '알쏭달쏭'이라고 해도 되고, '알쏭알쏭'이라고 해도 됩니다.
알쏭달쏭 생각이 잘 안 날 수도 있고, 알쏭알쏭 생각이 잘 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편지를 매조지며 하나 더 소개하고 싶은 낱말이,
'알록달록'입니다.
'알록달록'은,
'여러 가지 밝은 빛깔의 점이나 줄 따위가 고르지 아니하게 무늬를 이룬 모양'을 뜻합니다.
꽃들이 알록달록 저마다 빛깔을 뽐내고 있다처럼 쓰죠.
이와 반대 뜻이 있는 낱말은?
'여러 가지 밝은 빛깔의 점이나 줄 따위가 고르게 무늬를 이룬 모양'을 뜻하는 낱말은?

'알쏭알쏭'처럼, '알록'이 되풀이되는,
'알록알록'입니다.
알록알록 예쁜 무늬가 있는 옷/알록알록 곱게 수를 놓은 저고리처럼 씁니다.

오늘 편지는 좀 알쏭달쏭하고 알쏭알쏭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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