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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오구탕]
벌써 금요일입니다. 지지난 주에는 전남 해남, 구례를 다녀왔고, 지난 주에는 충남 아산을 다녀왔고, 내일은 강원도 횡성에 갑니다. 주말에 친구들과 놀러가기로 했거든요. 오랜만에 친한 사람들과 재밌게 놀 수 있겠네요.
오늘은 좋은 우리말 하나 소개해 드릴게요.
'오구탕'이 뭔지 아세요? 설렁탕, 갈비탕, 보신탕은 알아도 '오구탕'은 처음 들어보시죠? 설렁탕에서 탕(湯)은 '국'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지만, 오구탕은 이런 국과 아무 관계가 없는 순 우리말입니다.
오구탕은, '매우 요란스럽게 떠드는 짓'을 말합니다. 날이 훤할 때까지 그 조그만 방 속에서 오구탕을 치는 통에...처럼 씁니다.
아마도 이번 주말에 친구들과 제가 오구탕을 치며 놀 것 같습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보태기)
어제 보내드린 벚꽃을 보시고, 어떤분이 시를 한 편 보내주셨습니다.
사월에 걸려온 전화
정일근
사춘기 시절 등교길에서 서로 얼굴 붉히뎐 고 계집애 예년에 비해 일찍 벚꽃이 피었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일찍 핀 벚꽃처럼 저도 일찍 혼자가 되어 우리가 좋아했던 나이쯤 되는 아이들과 살고 있는, 아내 앞에서도 내 팔짱끼며 우리는 친구지, 친구지, 우정만 남은 친구지, 깔깔 웃던 여자 친구가 꽃이 좋으니 한번 다녀가라고 전화를 했습니다.
한 때의 화끈거림도 낯붉힘도 말갛게 지워지고 첫사랑의 두근거리던 시간도 사라지고 그녀나 나나 같은 세상을 살고 있다 생각했는데 우리 생에 사월 꽃잔치 몇번이나 남았을까 헤아려보다 자꾸만 눈물이 나왔습니다. 그 눈물을 감추려고 괜히 바쁘다며 꽃은 질 때가 아름다우니 그 때 가겠다 말했지만 친구는 너 울지 너 울지 하면서 놀리다 저도 울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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