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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독농가 >> 모범농가/우수농가]
아시는 것처럼 저는 농업 관련 일을 하는데요. 일을 하다 보면 농업 용어에 일본어투 말이 참 많이 보입니다.
'독농가'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저는 처음 이 낱말을 보고, 혼자서 농사를 짓는 獨농가로 생각을 했습니다. 혼자서 농사짓기 힘드니까 정부에서 독농가 지원을 많이 생각하나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독농가'는 篤農家더군요. 도타울 독 자를 써서 모범 농가라는 뜻이죠.
일본어 사전을 보니, '독농가'는 없고, '독농'만 있는데, とくのう[도꾸노우]로 "독실한 농사꾼"이라고 나와 있더군요.
이런 일본말을 왜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농사를 열심히 짓는 착실한 사람. 또는 그런 집"을 '모범 농가'나 '우수 농가'라고 하면 누가 잡아갈까요? 아니면, 관공서의 권위가 떨어질까요? 그것도 아니면, 남들이 모를까 봐 그렇게 멋진(?) 일본말로 국민을 배려하는 것일까요? 제발 관공서부터 일본말을 쓰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일본말이나 쓰고 있으니, 일본者(여기에 쓴 者는 놈 자 자 입니다.)들이 우리를 헤프게 보고 심심하면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나대죠. 어제는 뭐 독도 주변을 측량한다면서 설치고...
보태기) 국립국어원 표준대사전을 보면, '독농가'를 '모범 농가'로 바꾸고 비슷한 낱말로 '근농가'와 '역농가'를 들어놨습니다. '근농가'를 보니, "농사를 부지런히 짓는 집안. 또는 그런 사람"라 풀어놓고, 비슷한 낱말로 '독농가'와 '역농가'를 들어놨습니다. 독농가는 일본어투 말이니 '모범 농가'로 바꿔서 쓰거나, '근농가'나 '역농가'로 쓰라는 말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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