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두남두다]
며칠 전에 보내드린,
'건데기 >> 건더기'편지에서,
'아빠에게는 먹는다고 안 하고 드신다고 해야 하고,'를 보시고,
먹다의 높임말은 '드세요' 가 아니라 '잡수세요'가 맞다고 지적해 주신 분이 여러분 계셨습니다.
저도 헷갈려서 사전을 찾아봤는데,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인터넷판에 보면,
'잡수다'도 '먹다'의 높임말이고,
'들다'도 '먹다'의 높임말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따라서,
'아빠에게는 먹는다고 안 하고 드신다고 해야 하고'도 맞고,
'아빠에게는 먹는다고 안 하고 잡수신다고 해야 하고'도 맞습니다.
오늘도 제 딸내미 이야깁니다.
그동안은 31개월 된 딸내미가 무슨 행동을 하건 잘했다고 칭찬하고 안아줬는데,
며칠 전부터는 슬슬 꾸중도 하고 잘못도 지적해주고 있습니다.
잠자기 전에 우유를 달라고 하면 떼를 써도 주지 않고,
사탕을 달라고 하면 10분 뒤에 주겠다고 하면서 기다리게도 하고...
제 자식이라 제가 보기에는 떼쓰는 것도 예뻐 보이지만,
남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만은 않잖아요.
또 세상을 자기 고집대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너무 두남두다 보면 애 버릇 나빠지죠.
오늘은 '두남두다'는 우리말을 소개드릴게요.
'두남두다'는,
'잘못을 감싸고 두둔하다.'는 뜻으로,
자식을 무작정 두남두다 보면 버릇이 나빠진다, 아무리 못나도 자기 남편이라고 두남두는
모양이로구나처럼 쓰고,
'애착을 가지고 돌보다.'는 뜻도 있는데,
자기편을 두남두다처럼 씁니다.
먹고 싶은 우유나 사탕을 먹지 못해 애태우는 딸내미를 보는 제 가슴은 애끓듯 아프지만,
나중을 위해 그런 버릇은 어려서부터 잡아야죠.
제 딸이 훗날 사회에 나가 제 몫을 다 하는 사람이 되도록,
제 자식을 두남두며 키우지는 않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