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19] 우리말) '갓길' 댓글

조회 수 13713 추천 수 0 2012.07.19 10:27:58

어제 '노견'과 '갓길'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글을 보시고 댓글을 주신 분이 계시기에 같이 읽어보고자 합니다.

안녕하세요.

태풍이 다행히 큰 피해 없이 지나가나 봅니다. ^^*

1. 
어제 '노견'과 '갓길'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글을 보시고 댓글을 주신 분이 계시기에 같이 읽어보고자 합니다.

(정영해 님)
갓길은 '길'의 일종인데, 차는 다니면 안 되는 길이지요. 
우리말에 산자락, 치맛자락 등 '자락'은 끝에 이어진 부분을 나타내는데요,
갓길보다 '길자락'이 좋겠다는 생각을 오래 해왔습니다. 
한번 정해 쓰고 있으니, 이제 바꾸기는 쉽지 않겠지요? 그래도 여러사람이 공감하면 바뀔수도 있는 거지요?
선생님의 힘에 기대어 의견을 내고 싶어 보내봅니다.
고맙습니다.

(bobntae 님)
도로공학이 영어권에서 먼저 발달이 돼서 그걸 일본 말로 뒤친 것을 우리 글로 쓰다 보니 일본식 한문 낱말이 그대로 살아 있음.
Shoulder를 路肩(이어령 씨가 노태우 정부에서 문공부 장관으로 있으며 '갓길.이라고 이름 지음)
- 노견이라고 했지 견로라곤 안 한 걸로 기억이 납니다 -
slope를 勾配라고 하거나(비탈길), culvert(underdrain) 暗渠(굴도랑, 수멍(도랑), 땅속도랑)도 도로공학에 나오는 말임.
우리나라에서는 도로공학을 대학에서 가르치기에 앞서 군에서 먼저 썼을 것임.

고맙습니다.
두 의견 모두 같이 생각해보기에 좋은 글입니다.

2.
어제 편지에서 '농진청 잔치' 이야기를 했는데요.
그 편지는 '예전에 보낸 편지'로 2006년 일입니다.
올 8월 말에 농진청에 오셔서 저를 찾으시면 안 됩니다.
저는 요즘 서울로 출퇴근합니다.

기분이 좋아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좋은 일도 많이 생긴다고 합니다.
오늘도 자주 웃으면서 보냅시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6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이상한 병]

저는 병이 하나 있습니다.
한 5년쯤 전에 걸린 것 같은데 
이 녀석은 시도 때도 없이 수시로 도집니다.
책을 볼 때도 도지고,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도 도지고,
텔레비전 볼 때도 도지고,
술을 먹을 때도 도집니다.
증상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어찌 보면 한 가지 증상입니다.

이 병이 무서운(?) 것은 그 전염성 때문입니다.
전염성이 강해 제 아내도 걸렸고,
저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많이 감염됐습니다.
이제는 네 살배기 제 딸내미에게까지......

어제도 책을 볼 때 그 병이 도지더군요.
증상을 설명드릴 테니 무슨 병인지 좀 알려주세요.

어제는 을지연습 때문에 상황실에서 밤을 고스란히 새웠습니다.
자정이 넘으니 수없이 쏟아지던 상황도 좀 잦아들더군요.
눈치를 보며 슬슬 가져갔던 책을 폈습니다.
훈민정음 창제를 다룬 소설책인 '뿌리 깊은 나무'라는 책입니다.

책을 읽다 보니,
책 내용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고 이상한 것만 눈에 보이는 겁니다.
또 병이 도진 거죠.

제 병의 증상은 이렇습니다.
책을 읽을 때,
'침전에 드는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라는 월을 읽으면,
발자국은 소리가 나지 않는데... '발자국 소리'가 아니라 '발걸음 소리'인데...

'땅 바닥에 뭔가를 끄적거렸다.'라는 월을 읽으면,
끄적거리는 게 아니라 끼적거리는 건데...

'누룽지를 후루룩 마셨다'는 월을 보면,
누룽지는 딱딱해서 후루룩 마실 수 없는데... 눌은밥을 후루룩 마셨을 텐데...

이렇게 책을 읽을 때 내용은 뒷전이고,
맞춤법 틀린 곳만 눈에 확 들어옵니다.
저는 내용에 푹 빠지고 싶은데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 병일까요?

텔레비전 볼 때는 자막 틀린 게 눈에 확 들어오고,
술 먹을 때는 술병에 붙은 상표에 있는 틀린 글자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병이죠?

요즘은 제 딸내미도,
"아빠, 이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죠? 그쵸?"라고 합니다.
딸내미도 증세가 심각합니다.
아마 곧 두 살배기 아들에게까지 전염될 것 같습니다.
어떡하죠?

누구 이 병의 이름을 알면 좀 알려주세요.
치료방법도 같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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