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어제 편지에서 내년부터 한글날이 쉬는 공휴일로 될 것 같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면서 한글날은 그냥 노는 날이 아니라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를 기리는 날이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제 생각에, 이번에 한글날이 공휴일이 된 데는 여러 분이 힘을 쓰신 공로지만 특히 한글문화연대의 힘이 컸다고 봅니다.
어제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가 보낸 편지를 붙입니다.
안녕하세요? 이건범입니다.
줄기차게 주장하며 운동을 해 왔는데, 기어이 한글날이 공휴일 된다네요. 1991년부터 공휴일에서도 빠져 사람들 기억에서 사라져가던 한글날을 국경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다시금 공휴일로 지정하기 위해 꽤나 애를 썼습니다. 제가 12년 동안 몸담고 있는 한글문화연대의 모든 분들이 함께 노력했고, 주변에서도 힘찬 응원이 있었습니다.
올 3월말부터 시민, 노동, 교육단체들을 모아 <한글날 공휴일 추진 범국민연합>을 만들어 거리서명과 온라인서명을 받았고, 행정안전부에 수차례 요청도 했죠. 국회의원들이 가세하면서 정부의 기류도 점점 바뀌었고, 마침내 경제단체들 외에는 모두 찬성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흘렀습니다. 마지막 한 점을 찍기 위해 저 혼자 10월 23일 오전에 경총회관 앞에서 경총의 반대입장을 거두어달라는 도끼상소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정말 절절한 마음으로. 곧 문광부 장관께서 공식적으로 행안부에 한글날 공휴일 지정을 요청했고, 행안부 장관께서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나섰습니다. 11월 1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96%가 찬성하여 한글날 공휴일 지정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고요. 마침내 11월 8일 행정안전부가 한글날 공휴일 지정 입법 예고를 한다는군요.
믿기지가 않습니다. 정말로 한글날이 공휴일로 바뀌네요. 그저 하루 놀자고 했던 운동이 아닙니다. 한글날을 잊지 말아야 우리말글과 스스로의 관계를 되짚어볼 기회가 생기고, 그래야 원활하고 효율적이며 민주적인 의사소통까지 나아가니까요.
그런 기회가 필요하고, 마치 결혼기념일을 기억하듯이 한글날을 기억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반드시 공휴일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더구나 한글날은 우리나라 국경일 가운데 유일하게 문화국경일이라 우리 국민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는 기회도 될 것입니다
그러나 한글날 공휴일 지정이 제가 대표로 일하고 있는 한글문화연대의 운동목표는 아닙니다. "국어는 인권이다"라는 말이 제가 올 9월에 한글문화연대 대표로 취임하면서 내건 구호입니다. 의무교육을 마친 국민이라면 단 한 사람이라도 언어 때문에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습니다. 정부와 언론, 방송, 정치인, 금융 등 공공영역에서 사용하는 말 가운데에는 쓸데없이 영어가 너무 많이 들어가고, 이런 경향은 심지어 시민운동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쉬운 우리말로 고쳐서 누구도 피해를 보거나 자신을 비하하는 일이 없도록 국민과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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