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하자면,
길이 막히면 더는 앞으로 나갈 수 없고,
길에 차가 많아 움직이는 속도가 더딘 것은 차가 밀리는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무척 추울 거라고 해서 겁을 먹고 왔는데, 생각보다 그리 춥지는 않네요. ^^*

지난 금요일 오전에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우리말 편지에서
길이 막히다고 하면 안 되고, 차가 밀린다고 해야 한다고 했는데,
교통방송에서 길이 막힌다고 해서 방송국으로 전화했더니, 국립국어원에서 그렇게 써도 된다고 했다면서
어떻게 된거냐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제가 직접 들은 게 아니라서, 교통방송에서 뭐라고 했고, 국립국어원에서는 뭐라고 답변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막히다'는 '막다'의 피동사로
길이 막히면 그 길로는 갈 수가 없으며, 하수구가 막히면 물이 빠지지 않습니다.

길에 차가 많아 움직이는 속도가 빠르지 않은 것은,
차가 밀린다고 해야 바릅니다.
'밀리다'는 어떤 이유로 뒤처지게 되다는 뜻이므로 
교통사고로 차가 밀려 제시간에 약속 장소에 이르지 못했다고 쓰는 게 바르거든요.

또,
국립국어원 답변에 보면,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교통’을 ‘교통의 중심지, 이 동네는 교통이 편리하다’ 등과 같이 ‘자동차ㆍ기차ㆍ배ㆍ비행기 따위를 이용하여 사람이 오고 가거나, 짐을 실어 나르는 일‘로 제시하고 있으며, ’길‘은 ’사람이나 동물 또는 자동차 따위가 지나갈 수 있게 땅 위에 낸 일정한 너비의 공간‘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동차가 다니는 길이 정체가 된 상태’를 의미할 때는 ‘길이 막히다’로 표현하시기 바랍니다.(온라인가나다. 답변일자 2011.06.20.)
라고 나와 있는데,
이 또한 틀립니다.

정리하자면,
길이 막히면 더는 앞으로 나갈 수 없고,
길에 차가 많아 움직이는 속도가 더딘 것은 차가 밀리는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베스트 셀러]

안녕하세요.

벌써 토요일 입니다.
이곳 강릉의 가을산이 참 멋지네요. ^^*

며칠 전에 제가 책을 냈다는 말씀을 드렸었죠?
그동안 보낸 우리말 편지를 묶어 '성제훈의 우리말 편지'라는 책을 냈습니다.
뿌리와 이파리라는 곳에서 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봄과 여름을 엮어 1권, 가을과 겨울을 엮어 2권으로 냈습니다.
그 책이 이번에 문화관광부 우수교양도서에 뽑혔습니다.

쑥스럽지만 제 책을 좀 많이 사 주시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뻔뻔하지만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그 책을 팔아서 생긴 수익금 가운데 글쓴이 몫은 몽땅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제가 돈 벌고자 책을 쓰지 않았고, 
책을 팔아 번 돈을 제 주머니로 챙기지 않기에 떳떳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베스트 셀러'라는 말을 들어보셨죠?
"어떤 기간에 가장 많이 팔린 물건"이라는 뜻이고,
국립국어원에서 '인기 상품'으로 다듬었습니다.
베스트 셀러 책은 '인기 도서'로 다듬을 수 있겠네요.

비슷한 말로
"낙양의 지가를 올린다"는 익은말(속담)이 있습니다.

중국 진나라 때 좌사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얼굴이 못생긴데다 말까지 더듬어 밖에 나오기를 꺼렸습니다.
그러나 그는 글쓰기에 뛰어난 깜냥이 있었습니다.
몇 년을 고생하며 위, 오, 촉 세 나라를 노래한 삼도부라는 책을 썼습니다.
이 책이 워낙 뛰어나
많은 사람이 이 책을 베껴갔는데, 그러다 보니 진나라 도읍인 낙양의 종잇값이 뛰어올랐다고 합니다.
여기서 나온 말이,
낙양의 지가를 올린다는 말입니다.

요즘의 베스트 셀러에 해당하는 익은말 같아 소개했습니다.

제가 쓴 책이 
낙양의 지가를 올릴 수 없고,
서울의 종잇값을 올리기에도 모든 면에서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많이 좀 사서 봐 주시고, 선물도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그래야 우리말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마음으로 책을 내 주신 출판사에도 조금이나마 도움되죠.

여러분은 모르시죠?
저는 지금 얼굴이 빨개진 채 쥐구멍을 찾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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