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지난 금요일에 영어 교육과 관련한 제 생각을 보내드린 뒤로 어제와 그제 관련 글에 대한 여러분의 뜻을 보내드렸습니다. 여러 가지 댓글을 받았습니다. 다음에 기회를 만들어서 같이 읽도록 하겠습니다.
어제 경향신문에 읽을만한 기사가 나서 같이 읽고자 잇습니다. '국립박물관·미술관 ‘엉터리 한글’ 너무 많다'는 제목입니다. http://blog.daum.net/kjkin07/16153058
내년부터 한글날이 다시 공휴일로 지정됐지만 한국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국립박물관·미술관에는 틀린 단어나 오·탈자, 비문 등이 곳곳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이 지난 9일 서울 용산구의 국립중앙박물관 1층 '선사·고대관'을 둘러본 결과 잘못 쓰인 한글이 30여개 발견됐다.
전시관 곳곳의 안내판에 '덧붙혀'(덧붙여), '불리우며'(불리며), '내닫으며'(내달으며) 등 맞춤법에 틀린 표현이 보였다. 비문도 많았다. '떫은 맛이 빠지면 공이에 빻거나'는 '떫은 맛이 빠지면 절구에 넣고 공이로 빻거나'를 잘못 쓴 문장이다.
어려운 한자어를 별다른 설명 없이 써놓은 사례도 있다. 옥저·동예를 설명하는 안내판에는 "동이나 부여는 음식을 먹을 때 거의 모두 '조두(俎豆)'를 사용한다"고 적혀 있다. '조두'는 제사상에 쓰는 제기를 뜻한다. 가족들과 박물관을 찾은 회사원 김원영씨(37)는 "이곳은 초·중·고 학생들이 공부를 하기 위해 많이 오는데 어른도 알 수 없는 어려운 단어를 써 놓으면 학생들이 어떻게 이해할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05년 개관을 앞두고도 한글 오용 사례를 지적받았지만 여전히 시정하지 않고 있다.
경기 과천시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은 국립중앙박물관보다 그림이 많고 글자 수는 적지만 오·탈자는 더 많았다. 1층에 있는 어린이 박물관 내 '백남준 미디어 아트' 코너에는 10줄 남짓한 설명글에 잘못된 띄어쓰기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진보 시키는(진보시키는), 길 뿐이다(길뿐이다), 종류 입니다(종류입니다), 반사 시키고(반사시키고), 느슨 할수록(느슨할수록), 팽팽 할 수록(팽팽할수록), 표현 한(표현한·2회) 등이다.
검정색(검은색), 무지개 색 빛(무지갯빛), 제작년도(제작연도), 쌓여진(쌓인) 등 틀린 글자도 많았다. '약 6,800여점'이라는 문구도 '약 6,800점'이나 '6,800여점'으로 써야 한다. '여'는 앞의 수보다 많은 수를 표현할 때 쓰고, '약'은 그 숫자보다 많거나 적을 때 쓰기 때문에 함께 쓸 수 없다.
잘못된 외래어 표기도 많다. '신시사이저'는 '신디사이저'로, '르누아르'는 '르느와르'로 잘못 썼다. 직물의 하나인 '리넨'은 모든 안내판에 '린넨'으로 적혀 있다.
국가기관의 역사의식을 의심케 하는 안내판도 보였다. 2층 소장품 특별기획전에서는 '일본군 위안부'를 '정신대'라 적고, 그 아래 영문 설명도 'Comfort Woman'이라고 표현했다. 현재 외교통상부의 '일본군 위안부' 공식 영문표기는 'military sexual slave by Japan'(일본군 성노예)이다. '계유정난'을 '계유정란'으로 잘못 쓰기도 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한 큐레이터는 "오래전부터 교정·교열부가 있는 출판팀을 만들어 달라고 문화체육관광부에 요청했지만 예산문제를 들어 받아주지 않고 있다"며 "큐레이터와 계약직으로 이뤄진 디자이너들이 오·탈자를 전부 책임져야 하는데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실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우리말·글 전문가는 "대충 둘러봐도 오·탈자나 비문 등을 쉽게 찾아낼 수 있는데 이렇게 방치돼 있다는 것은 정부가 올바른 한글 사용에 얼마나 무관심한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