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사열했다와 사열 받다]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정신이 없네요. 새벽에 일어나 처남과 같이 목욕탕에 갔고, 아침 일찍 딸내미와 함께 밖에 나가 딸내미 생일 케이크 사다가 노래 불렀고, 애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일터에 나오자마자 연구관리시스템 문제 있던 것 개발업체와 전화하여 해결하고, 민원인이 찾아오셔서 기술수요조사 상담해 드리고,(그러면서 같이 커피 한 잔) 농경에서 책자 달라고 해서 자료 챙겨드리고, 국회 보고자료 하나 챙기고... 그러고 나니 지금이네요.
오늘 하루도 정신없이 바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일에 묻혀 살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갑니다. 그래도 일과 제대로 한판 붙고 나며 저녁에 집에 갈 때 개운하잖아요. 거기에 맥주 한 잔 들어가면 더 시원하고...^^*
벌써 일이 몇 개 밀려 있네요. 그래서 짧게 쓰겠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대통령이 북한에 계시죠? 오늘 돌아오시는데 좋은 성과 많이 거두고 오시길 빕니다.
그제 대통령이 평양에 가셔서 인민군 앞을 지나가시는 것을 보고, 어떤 방송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 인민군의 사열을 받았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아닙니다. 기자가 '사열'의 뜻을 잘 모르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사열(査閱)은 "부대의 훈련이나 교육 정도, 사기, 장비 따위를 열병과 분열을 통하여 살피는 일"입니다. 곧, 우리나라 대통령이 북학 인민군의 훈련 정도나 사기 따위를 살펴보신 것이 '사열'입니다.
북한 인민군은 열병과 분열로 훈련정도 따위를 보여주고, 대통령이 그것을 살펴보신 것이므로, 대통령이 사열을 받으신 게 아니라, 사열하신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 인민군의 사열을 받았다.'라는 말은 북한 인민군이 우리나라 대통령의 사기를 살펴봤다는 뜻이 되어버립니다. 그랬을 리도 없고, 기자가 그런 뜻으로 이야기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아무쪼록 좋은 성과 많이 거두시고 오시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