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지난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밀월여행]
안녕하세요.
좋은 동아일보에 좋은 기사가 떠서 소개합니다. http://www.donga.com/fbin/output?f=j_s&n=200708250148&main=1
오늘 아침 6시 46분 KBS 뉴스에서 앵커는 '희귀병'이라 했고, 그 기자는 '희소병'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배 속에 있는 쌍둥이 태아가 걸린 낫기 어려운 병은, '드물어서 매우 진귀한' 희귀병이 아니라, 드물고 적은 희소병입니다.
아침부터 비가 오니 이번 주는 막판 무더위가 좀 수그러질 것 같네요.
달콤한 이야기로 이번 주를 시작해 볼까요?
지난 주말에 신혼여행 이야기를 했습니다. 신혼여행에서 들어선 아이를 뭐라고 하는지를 맞히는 문제를 냈었죠.
신혼여행을 흔히 밀월여행이라고 합니다. 이 밀월은 영어 허니문(honeymoon)에서 왔습니다. honey가 꿀이고 moon이 달이잖아요. 그래서 꿀 밀(蜜) 자와 달 월(月) 자를 써서 밀월여행이라고 합니다. 꿀같이 달콤한 결혼 바로 뒤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겠죠.
이렇게 영어에서 온 낱말이 또 있습니다. '은막의 천사'라고 할 때 그 '은막'입니다. 옛날에는 비단이나 촘촘하게 짠 직물에 은가루를 뿌려 영사막으로 썼다고 합니다. 그것을 silver screen이라고 하는데, 우리말로 옮기면 '은막(銀幕)'입니다. 영화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죠.
각광도 있습니다. 무대 앞 아래쪽에서 배우를 비춰주는 광선인 foot-light를 우리말로 옮긴 것으로, 다리 각(脚) 자와 빛 광(光) 자를 씁니다. 이 낱말은 국립국어원에서 '주목'으로 다듬었습니다.
밀월, 은막, 각광 모두 우리 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다만, 밀월여행은 '蜜月여행'이지 '密越여행'이 아닙니다. 곧 달콤한 신혼여행을 뜻하지, 몰래 다녀오는 여행이라는 뜻은 없습니다.
이번 주도 밀월여행 다녀오듯이 달콤하게 잘 삽시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희소병과 희귀병 모두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