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생률이 아니라 날밤입니다]
안녕하세요.
탈레반이 끝내 우리나라 사람을 죽였군요. 나쁜 사람들입니다.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죄 없는 사람을 죽이다니... 유괴, 납치, 성폭력... 이 세상에서 하루빨리 없어져야 할 나쁜 짓입니다.
어제는 오랜만에 양주잔을 들었습니다. 11시가 넘어 집에 가면서 잠시 방앗간에 좀 들렀죠. 세 명이 함께 홀짝거렸는데 안주로 생률이 나오더군요.
생률이 뭔지 아시죠?
만약 제 딸이 저에게 "아빠 생률이 뭐예요?"라고 물으면, 저는 "응 그건 굽거나 삶지 않은 날밤을 말한단다."라고 이야기 해줄 겁니다. 이렇게 쉽게 이야기하면 되는데 왜 '날밤'을 쓰지 않고 '생률'을 쓸까요? '날것'이라고 하면 되는데, 굳이 '생물'이라고 하고...
생률(生栗)[생뉼]은 굽거나, 삶거나, 찌거나 말리지 아니한 날것 그대로의 밤이라는 뜻입니다. 이 '생률'은 국립국어원에서 '날밤'으로 다듬었습니다.
생률보다는 날밤이나 생밤이 더 낫지 않나요? 저는 어제 생률을 먹지 않고 날밤을 먹었습니다. ^^*
한 사전에 보니 날밤을 이렇게 풀어놨네요. "껍질을 벗겨 (ㅂㄴ)를 깎아서 나부죽하게 만든 밤".
여기서 오랜만에 수수께끼를 내겠습니다. ㅂㄴ에 들어갈 낱말이 뭘까요? 밤을 까면 거무스름하고 떫은 속껍질이 나오는데 바로 이것을 ㅂㄴ라고 합니다.
맨 처음 문제를 맞히시는분께 '탑라이스' 2kg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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