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23] 우리말) 때마침과 하필

조회 수 6819 추천 수 0 2013.05.23 08:57:03

'때마침'이라는 어찌씨(부사)는
말 그대로 때를 잘 맞춰 제때에 알맞게 또는 바로 때맞춰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이 낱말은 긍정적인 뜻이 있습니다.
밖에 나가려는데 때마침 비가 멎었다, 돈이 궁하던 차에 때마침 공돈이 들어왔다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아침에 뉴스를 들으니
아파트 위층에서 추락한 남성이 아파트를 나오던 여자아이를 덮쳐 2명 모두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고 합니다.
KBS 뉴스에서 6:12쯤 이 소식을 전하면서
"때마침 아파트를 나오던..."이라고 했습니다.
이건 잘못된 겁니다. '때마침'이라고 쓰시면 안 됩니다.

'때마침'이라는 어찌씨(부사)는
말 그대로 때를 잘 맞춰 제때에 알맞게 또는 바로 때맞춰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이 낱말은 긍정적인 뜻이 있습니다.
밖에 나가려는데 때마침 비가 멎었다, 돈이 궁하던 차에 때마침 공돈이 들어왔다처럼 씁니다.

엄마 손을 잡고 아파트를 나서던 꼬마는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그때 위에서 떨어진 사람과 부딪친 것은 때를 잘 맞춘 게 절대 아닙니다.
하필 그때 위에서 사람이 떨어진 것이고, 공교롭게도 그 시간이 맞은 것뿐입니다.

뉴스를 전하면서
'때마침'이 아니라 '하필'이나 '공교롭게'따위를 썼어야 합니다.

아침부터 안타까운 소식을 들어 마음이 아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판사는 ㄷㄹ지고 ㄷㄸ야합니다]
안녕하세요.

비행기가 떨어졌다는 가슴 아픈 소식이 있네요.
아무쪼록 모두 살아 있기를 빕니다.

좋은 소식도 있군요.
미국에서
세탁소에 맡긴 자기 바지를 잃어버렸다고 무려 500억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던 미국 판사가 재판에서 졌군요.
마땅히 그래야죠. 기분 좋은 오달진 소식입니다.
아무리 자기가 아끼는 바지를 잃어버렸다고 해도 어지간해야죠.
오달지다 : 마음에 흡족하게 흐뭇하다

미국은 어쩌다 그런 미욱하고 지질한 사람을 판사로 뒀는지 모르겠습니다.
부접이 없으며 뒤퉁스런 사람은 판사가 되면 안 되는데...
그런 지더린 사람이 우리나라 판사가 아니어서 천만 다행입니다.
그 판사가 재임용에서 떨어져 영금을 봐야 정신을 차리려나봅니다.
미욱하다 : 하는 짓이나 됨됨이가 매우 어리석고 미련하다.
지질하다 : 보잘것없고 변변하지 못하다.
부접 : 다른 사람이 쉽게 따를 수 있는 성품이나 태도
뒤퉁스럽다/되통스럽다 : 미련하거나 찬찬하지 못하여 일을 잘 저지를 듯하다
지더리다 : 성품이나 행실이 지나치게 더럽고 야비하다.
영금 : 따끔하게 당하는 곤욕.


그 판사가 어쩐지 추레한 것이 
재판에서도 되는대로 뇌까리고 일마다 곱새길 것 같이 보였습니다.
판사가 때로는 살천스럽더라도
모름지기 ㄷㄹ지고 ㄷㄸ야합니다.
(됨됨이가 점잖고 행동이나 말씨가 바르다.) 
무엇보다도 부접이 좋아야 합니다.
추레하다 : 겉모양이 깨끗하지 못하고 생기가 없다.
뇌까리다 :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마구 지껄이다.
곱새기다 : 남의 말이나 행동 따위를 그 본뜻과는 달리 좋지 않게 해석하거나 잘못 생각하다.
살천스럽다 : 쌀쌀하고 매섭다.
부접 : 다른 사람이 쉽게 따를 수 있는 성품이나 태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판사님을 주제로 글을 쓰려니 떨리네요.
그래서 오늘은 편지가 조금 늦었습니다. ^^*

윗글에서
ㄷㄹ지고 ㄷㄸ야합니다에 들어갈 낱말을 맞혀주세요.
두 개 다 맞히신 분 가운데 두 분을 뽑아 쌀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어제 답은 '그느다'입니다.
"젖먹이가 오줌이나 똥을 눌 때를 가리다."는 뜻이죠.
'가누다'를 답으로 보내주신 분이 많은데,
가누다는
몸을 바른 자세로 가지다,
기운이나 정신, 숨결 따위를 가다듬어 차리다,
일을 돌보아 잘 처리하다,
말이나 행동 따위를 가다듬어 바로잡다는 뜻만 있습니다.
"젖먹이가 오줌이나 똥을 눌 때를 가리다."는 뜻은 없습니다.

어제도 두 분께 쌀을 보내드렸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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