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08] 우리말) '우편 번호' 띄어쓰기

조회 수 6435 추천 수 0 2013.08.08 08:33:28

사전에 '우편^번호'라고 나와 있는 뜻은
'우편'과 '번호'는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나, 붙여 쓸 수도 있음을 뜻하고,
사전에서 낱말을 찾을 수 있게 붙여서 검색할 수 있음을 뜻합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낸 문제 답은 '스리'입니다.
"음식을 먹다가 볼을 깨물어 생긴 상처"를 '스리'라고 합니다.

아래 네 분께 갈피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pjd???@naver.com
"음식을 먹다가 볼을 깨물어 생긴 상처"
정답 : 스리  
사전을 찾아보고 알았습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배우고 알아가는 과정이 참 좋습니다.
더위 잘 나시기 바랍니다.

tre???@naver.com
얼마 전에 밥을 먹다가 볼을 깨물어서 입병이 났는데 어머니께서 '스리'가 생겼다고 하신 게 생각나네요. 어감이 일본어 같아서 사전에 쳐봤더니 순우리말이어서 놀랐습니다.ㅎㅎ
고3이라 그런지 요즘 들어 스리가 많이 생기더라고요. 더 찔 데가 없어서 볼도 살이 찌나 봅니다....ㅠㅠ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zom???@hanmail.net
와 선생님 이런 깜짝 문제도 내주시고 아침부터 괜히 기분 좋습니다.^^ 안 뽑혀도요.^^
저도 볼살 자주 씹는 편인데 전 사랑니도 없으니 이 탓을 할 수도 없네요. 볼살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빠지질 않고요. 흑..
이번주 내내 푹푹 찌네요. 더위 조심하세요.^^
(매일 우리말 편지로 시작하는 아침 정말 좋습니다~!)

gre???@naver.com 
안녕하세요. 
보내주시는 메일 받아보며 늘 많이 배웁니다. 고맙습니다. 
문제의 답은 '스리'입니다. 
저도 스리가 자주 나는 편이라 문제 보자마자 반가웠습니다, 하하. 
무더운 날씨에 건강 상하지 않게 조심하시고 앞으로도 오래오래 메일 받아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난주에 우편번호 읽는 방법을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사전에서 '우편번호'를 찾는 것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너무 쉽다고요? ^^* 

사전에서 '우편번호'를 찾아보면
'우편^번호'라고 나옵니다.
여기서 '우편'과 '번호' 사이에 있는 '^'가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우편'과 '번호'를 붙여 쓰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 반대입니다.

사전에 '우편^번호'라고 나와 있는 뜻은
'우편'과 '번호'는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나, 붙여 쓸 수도 있음을 뜻하고,
사전에서 낱말을 찾을 수 있게 붙여서 검색할 수 있음을 뜻합니다.
주로 전문 용어나 고유 명사 표시에 씁니다.

우리가 늘 보는 사전이지만 무심코 지나치는 이런 것도 있답니다. ^^*

고맙습니다.

보태기)
사전에서 '전화번호'를 찾아보면
'전화-번호'라고 나와 있습니다.
'-'은 무슨 뜻일까요? ^^*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대충 잘 하라는 게 어때서?]

어젯밤 11시 22분, SBS 야심만만에서
'야구 시합'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시합'은 일본어투 말로 국립국어원에서 '겨루기'로 다듬은 말입니다.
겨루기가 낯설면 '경기'라고 쓰시면 됩니다.

11시 23분에
'왕년에 한가닥'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어떤 방면에서 썩 훌륭한 재주나 솜씨"는 '한가닥'이 아니라 '한가락'입니다.
'한가닥'은 대한민국 국어사전에 없는 낱말입니다.

11시 29분에
여자친구에게 [채였다]고 출연자와 사회자가 말했습니다.
다행히 자막에는 '차였다'고 제대로 나왔습니다.

아무리 오락 방송이라고 하지만 해도 너무하는군요. 
제 눈과 귀가 짜증을 견디지 못해 그냥 텔레비전 끄고 잤습니다. ^^*

오늘은 우리말을 좀 곱씹어 볼게요.

제 일터에는 저와 함께 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무슨 일을 할 때 제 짝꿍 정희 씨가 저에게
"이것을 어떻게 할까요?"라고 물으면,
저는 항상 "대충 잘~"이라고 말합니다.
이 말을 남들이 들으면 웃습니다. 왜 웃죠?

'대충'은,
부사로 "일의 뼈대를 추리는 정도로."를 뜻합니다.
일이 대충 정리되다, 일을 대충 끝내다, 범인의 윤곽을 대충 파악하다처럼 씁니다.
일의 벼리를 챙기는 것이지 결코 얼렁뚱땅 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따라서,
어떤 일을 '대충 잘'하라고 하면,
일의 뼈대를 추려서 잘하라는 말이 됩니다.
근데 왜 웃죠?

대충을 두 번 쓴 '대충대충'도 그렇습니다.
대충대충은 "일이나 행동을 적당히 하는 모양"이라고 사전에 나와 있습니다.
일이나 행동을 '적당히' 하는 모양이 뭐죠?
슬쩍슬쩍 넘어가는 모양인가요?
그렇게 생각하시면 듣는 '적당'이 무척 서운하게 생각합니다. ^^*

적당(的當)은 "꼭 들어맞음"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행동을 적당히 하는 것은,
그 상황에 꼭 들어맞게 하는 알맞은 행동을 말합니다.
근데 왜 '적당히'라고 하면 슬렁슬렁을 떠올리죠? 

다들 그러시니,
'적당주의'를 사전에서
"일을 어물어물 요령만 피워 두루뭉술하게 해치우려는 태도나 생각."이라 풉니다.
이쯤 되면 '적당'이 서운해서 울 정도가 됩니다.

'적당히'는 결코
일을 얼렁뚱땅, 알랑똥땅, 엄벙뗑 넘기는 게 아닙니다. ^^*

제자 자주 쓰는 '대충 잘'을 곱씹어 보면 이렇게 깊은 뜻이 있습니다.
제 말에 틀린 게 있나요? ^^*

내일은 '잘'을 더 파 볼게요.

우리말123


보태기)
굳이 따지고 싶지는 않지만...
적당(的當)은 "꼭 들어맞음"이라는 뜻이고,
적당(適當)은 "정도에 알맞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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