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명조 --> 바탕, 고딕 --> 돋움]
이상하게 새벽부터 잠이 깨네요. 일어나서 시계를 보면 4시... 다시 자다 깨서 시계를 보면 5시...
주간동아에 제 이야기가 나왔네요. http://www.donga.com/docs/magazine/weekly/2007/01/24/200701240500040/200701240500040_1.html 제가 무슨 생각으로 살아가는지 꼼꼼하게 쓰셨군요. 참고로, 저는 광주농고를 졸업한 게 아니라, 광주서석고등학교를 졸업(10회)했고, 광주농고에서 교사생활을 한 겁니다. 기사를 써 주신 이미숙 님 고맙습니다.
오늘 이야기 시작하죠.
여러분은 일터에서 주로 무엇으로 일하세요? 저는 주로 컴퓨터로 일합니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트랙터가 주 무기(?)였는데, 이곳에 오니 컴퓨터가 주 무기가 되네요. ^^*
컴퓨터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 가운데서도 주로 문서편집기로 이런저런 자료를 만드는 게 제 일입니다. 저는 hwp라는 문서편집기를 쓰는데, 거기에 나오는 글꼴 말씀 좀 드릴게요.
명조체가 뭔지 아시죠? 내리긋는 획은 굵고 가로로 긋는 획은 가는, 중국 명나라 때의 서풍을 따른 글꼴이 바로 명조체입니다.
고딕체는, 획이 굵은 활자체로 15세기경 유럽의 서풍을 따른 글꼴입니다.
고딕체와 명조체 많이 들어보셨죠? 저는 학교에서, 'ㅣ'를 쓸 때, 맨 위가 왼쪽으로 약간 꺾여있으면 명조체, 그렇지 않고 그냥 반듯하게 내리그었으면 고딕체라고 배웠습니다.
바로 이 명조체와 고딕체를 국립국어원에서 바탕체와 돋움체로 다듬었습니다. 1996년에 신문 제작 분야에서 쓰이는 낱말을 다듬을 때 그렇게 바꿨습니다. '물체의 뼈대나 틀을 이루는 부분'이 바탕이니, 대표글꼴을 바탕체라고 하는 게 마땅하죠.
국립국어원에서 다듬은 뒤로 요즘은 hwp를 막 시작하면 대표글꼴로 명조체가 아니라 바탕체가 바로 뜨는 겁니다. 한 때는 명조체 대신에 신명조체라는 것을 만들어서 쓰다가 지금은 바탕체가 으뜸글꼴입니다.
우리 한글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라는 점 말고도, 글꼴이 아름답기로도 손꼽힙니다. 지금보다 훨씬 많은 글꼴이 나와 우리 한글의 멋을 한껏 뽐낼 수 있길 빕니다.
우리말12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