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심간 편하세요?]
어제 뭐하셨어요? 저는 어머니 모시고 청계산에 다녀왔습니다. 산에 오르지는 못하고 근처에서 맑은 공기 마시며 놀다가 점심때 보리밥 먹고 돌아왔습니다.
어머니가 금요일 병원에 다녀오신 뒤, '이제 거의 다 나았다니 맘이 놓인다. 신간 편하게 집에서 좀 쉬고 싶으니 다음 주에 집에 데려다 다오.'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다음 주에 고향에 모셔다 드리면 주말을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어제밖에 없을 것 같아서, 남들 일할 때 저는 어머니와 같이 오붓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머니 병이 다 나으시니, 어머니만 '신간'이 편한 게 아니라 저도 '신간'이 편합니다. 어머니, 병을 일찍 물리쳐주셔서 고맙습니다. ^^*
흔히, 마음이 편하다고 할 때 '신간 편하다'고 하는데, 이때는 '신간'이 아니라 '심간 편하다'라고 해야 합니다.
본래 심간(心肝)은 '심장과 간장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그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심간에 다 병이 생겼다처럼 씁니다. 이 말이 발전해서 지금은, '깊은 마음속'이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여러 가지 일로 심간이 편치 못하여…처럼 쓰죠.
아직까지는 '심간'과 '편하다'는 별개의 낱말이므로 띄어 써야 합니다만, '심간편하다'처럼 붙여 써도 좋을 만큼 많이 쓰는 낱말이다 보니, 아마도 국립국어원에서 2008년에 새 사전을 만들 때는 올림말로 올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