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을리는 것은 검게 되는 것이고,
그슬리는 것은 타거나 익는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오전에 
일산 고양종합터미널 지하 1층에서 불이 나 7명이 돌아가시고 30여 명이 부상이라고 합니다.
검게 그을린 건물을 보니 만감이 교차하네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40일, 아직도 16명이나 실종상태입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인재를 막아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건만 또다시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뉴스를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그을린 고양종합터미널을 떠올리며
'그을리다'와 '그슬리다'를 갈라보겠습니다.

'그을리다'는
"햇볕이나 연기 따위를 오래 쬐어 검게 되다"는 뜻의 '그을다'의 피동형입니다.
그는 해수욕장에 다녀왔는지 얼굴이 새까맣게 그을렸다, 
들판 곳곳에는 까맣게 그을린 농부들이...처럼 씁니다.

'그슬리다'는
"불에 겉만 약간 타게 하다"는 뜻의 '그슬다'의 피동형입니다.
촛불에 머리카락이 그슬리다처럼 씁니다.

정리하면,
그을리는 것은 검게 되는 것이고,
그슬리는 것은 타거나 익는 것입니다.

햇볕에 얼굴이 탄 것은 그을린 것이고,
센 불에 건물이 타거나 검게 된 것은 그슬린 것입니다.

참고로,
'그을다'에 '-은'이 연결되면 'ㄹ'이 탈락하여 '그은'이 됩니다.
따라서 '그은 제 얼굴을...'처럼 써야 바릅니다.


요즘은 우리말 편지 쓰는 재미가 없습니다.
왜 이럴까요.
저도 저를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게 다 뭔가 하는 생각도 들고...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띄어쓰기 틀린 것 몇 개]

무척 춥네요. ^^*
오늘도 예전에 보내드린 편지를 보시고 제 잘못을 짚어주신 답장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성제훈 님께서 보내 주시는 우리말 편지 잘 받아 보고 있습니다.
우리말에 대한 남다른 사랑으로 정성껏 보내시는 편지가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온 마음으로 머리 숙여 고마움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런데 가끔 편지 글에 잘못 띄어 쓰신 부분이 나옵니다.
저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제가 아는 부분을 알려드리는 것이, 성제훈 님께 도움이 되겠다 싶어 이 글을 올립니다.

보내 주셨던 편지를 다시 다 읽지는 못했습니다.
며칠 치만 읽고 잘못된 부분을 고쳐 보내 드립니다.

2007. 12. 6. 오래 살고싶어서 ==> 오래 살고 싶어서
2007. 3. 19. 정신차리고 삽시다 ==> 정신 차리고 삽시다
2007. 4. 9. 이름이 바뀐것 ==> 이름이 바뀐 것
주차때문에 ==> 주차 때문에
봐 줄만 합니다 ==> 봐 줄 만합니다
2007. 4. 13. 대충 쓰게되고 == > 대충 쓰게 되고
2007. 4. 17. 지겨워서 못하겠네요 ==> 지겨워서 못 하겠네요

지겨워서 못 하겠네요 => 여기에서는 '못'을 어찌씨로 써서 '하다'와 띄어 써야 합니다. '못하다'는 말 전체가 풀이씨(움직씨, 그림씨)나 도움풀이씨로서, '못'과 '하다'를 붙여 씁니다. 
*'못하다'의 보기
움직씨 : '…을' 일정 수준에 못 미치거나 할 능력이 없다. => 노래를 못하다.
그림씨 : '…보다' => 음식 맛이 예전보다 못하다.
('못해도'꼴로) => 오늘 수학 점수가 못해도 80점은 될 거야.
도움풀이씨(도움움직씨, 도움그림씨) : ('-지' 아래에서) => 가지 못하다. 얌전하지 못하다.
('-다' 아래에서) => 참다 못해 화를 내고 말았다, 배가 아프다 못해 쑤신다.

* 제가 글을 쓰며 띄어쓰기가 헷갈릴 때 자주 들춰 보는 책이 있습니다. 보기 위주로 나와 있는 책입니다.
이승구 편저, '우리말 우리글 바로쓰기 사전 - 띄어쓰기 편람'(서울 : 대한교과서주식회사,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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