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가장자리]
안녕하세요.
어제저녁 7:02 MBC에서 '애기'라는 자막을 내 보냈습니다. '아기', '아가'나 '애'라고 해야 합니다. '애기'라는 낱말은 사전에 없습니다. 밤 10:40, KBS에서 '공천신청 접수자'라는 자막을 내 보냈습니다. '공천신청 접수자'는 공천 신청서를 받는 당의 직원입니다. 공천 신청서를 내는 사람은 '접수자'가 아니라 '신청자'입니다.
오늘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이시네요.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는 '화장하지 않으셔도 되고', 맘 편하게 뉴스를 보실 수 있으시겠네요.
어제까지 역사의 한가운데에 계시다가 오늘부터 역사의 가장자리로 가셨습니다. 그 자리에서도 언제나 우리나라를 걱정해 주시길 빕니다. 무엇보다 역사를 바로 세우고 과거사를 청산하는 데 큰 힘을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가장자리'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둘레나 끝에 해당하는 부분"이라는 뜻입니다. '가녘'이라고도 합니다. 그렇게 가장자리가 되는 부분을 '변두리'라고 합니다. 비슷한 뜻으로 "둘레의 가 부분"을 '언저리'라고 합니다. 이 언저리에는 "어떤 나이나 시간의 전후"라는 뜻도 있고 "어떤 수준이나 정도의 위아래"라는 뜻도 있습니다.
어젯밤 12시, 그 시간이 바로 대통령 임기의 언저리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면서 동시에 새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니...
그동안 고생 많으셨고, 앞으로도 건강 잘 챙기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가장자리'를 '가사리'나 '가상자리'라고 하시는 것은 틀린 겁니다.
저는 가장자리를 보면, 가장의 자리 같아서 마음이 아픕니다. 요즘 가장의 자리가 가장자리가 아닌가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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