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가을비가 내리네요. 비거스렁이를 할 것 같으니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비거스렁이 : 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낮아지는 현상)
오늘은 오늘 치 한겨레 신문에 나온 강재형 아나운서의 글을 함께 읽고자 합니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60412.html
웨하스 ‘다쿠아즈’, ‘카스타드’, ‘갸또’, ‘후렌치파이’, ‘칙촉’, ‘엄마손파이’…. 지난주 회의 탁자에 놓여 있던 과자 이름이다. 바른 외래어 표기를 국립국어원에 물었더니 ‘정답’이 돌아왔다. ‘다쿠아즈’(dacquoises, 달걀흰자에 설탕을 섞은 머랭 사이에 버터크림을 발라 겹친 디저트), ‘커스터드’(custard, 우유나 달걀노른자에 설탕 따위를 섞어 크림처럼 만든 과자), ‘가토’(gateau, 케이크·과자), ‘프렌치파이’…. ‘칙촉’은 촉촉한 초콜릿 과자로 운율을 맞추기 위한 것, ‘엄마손 파이’는 ‘엄마손’이 들어간 게 아니라(‘애플파이’ 같은 게 아닌!) ‘엄마의 정성’으로 만든 것을 드러내기 위한 이름일 것이다.
과자 이름에 눈길이 간 까닭은 지난주 ‘웨하스 파동’이 우려된다는 얘기를 한 뒤끝이기 때문이다. 웬 ‘웨하스 파동’? <표준국어대사전>은 ‘웨하스’를 ‘웨이퍼의 잘못’으로 단언한다. ‘웨하스’(ウエハ-ス)는 유럽에서 건너온 과자 ‘웨이퍼’(wafer)의 일본 발음을 딴 것이기 때문이다. 웨이퍼는 ‘집적회로를 만들 때 쓰는 실리콘 단결정의 얇은 판’처럼 얇은 조각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반도체에서는 ‘웨이퍼’, 과자에선 ‘웨하스’로 통하는 ‘두 얼굴의 wafer’와 비슷한 팔자인 게 또 있다.
‘대장균 후레이크’로 세간을 시끄럽게 한 ‘시리얼’의 한 종류는 ‘(콘)플레이크’(flake)가 맞고, 1961년에 첫 제품이 나온 ‘크라운 산도’는 ‘-샌드’(sand)로 적어야 외래어표기법에 맞는다. 포르투갈에서 전래한 ‘카스테라’는 ‘카스텔라’(castela)가 되어야 하고. 일본어 찌꺼기 묻어 있는 과자 이름은 어찌해야 할까. 표기를 몽땅 바꾼다? (관용 표현이니) 사전이 받아들인다? ‘설기과자’(카스텔라), ‘켜과자’(웨이퍼)처럼 다듬어 쓴다? 결정은 사전 편찬자의 몫이다. 사전을 손본다면 ‘카스텔라’의 포르투갈어 표기로 밝힌 ‘castella’도 바로잡아야 한다.
강재형 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고맙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