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어제저녁에 오랜만에 개그콘서트를 봤습니다. ‘도찐개찐’이라는 소제목을 단 개그가 있더군요. 그건 틀린 말입니다.
흔히, 비슷비슷한 것, 또는 거기서 거기인 것, 도토리 키 재기처럼 별 차이 없는 것을 말할 때, 도찐개찐이나 도길개길이라고 하는데, 그럴 때는 '도 긴 개 긴'이라고 해야 합니다.
여기서 '긴'은 "윷놀이에서, 자기 말로 남의 말을 쫓아 잡을 수 있는 거리."를 뜻하는 낱말입니다. 긴이 닿다, 모와 윷을 놓으니 걸 긴이 되었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도 긴 개 긴'이라고 하면 도로 가는 길이나 개로 가는 길이나 그게 그거다는 뜻으로 거기서 거기, 도토리 키 재기, 오십보백보라는 뜻이 됩니다.
개그를 개그로 봐야지 거기에 맞춤법을 들이대면 안 된다는 분이 계십니다. 맞습니다. 개그는 개그일 뿐입니다. 그러나 그런 개그도 이왕이면 바른 글과 말로 웃길 수 있으면 더 좋다고 봅니다. 개그니까 맞춤법이 틀려도 이해를 해줘야 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바른말과 옳은 글로 얼마든지 웃길 수 있고, 무엇보다 깊은 감동을 줄 수도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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