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이 있어 함께 읽고자 합니다.
새털과 쇠털-성기지 학술위원
우리는 흔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나날을 비유해서 ‘새털같이 많은 날’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여기서의 ‘새털’은 ‘쇠털’을 잘못 쓰고 있는 것이다. 소의 뿔을 ‘쇠뿔’이라 하듯이 소의 털을 ‘쇠털’이라 하는데, 그 쇠털만큼이나 많은 날을 가리킬 때 우리 한아비들은 ‘쇠털같이 많은 날’이라고 비유적으로 써 왔다. ‘쇠털’의 발음이 ‘새털’과 비슷해서 잘못 전해진 것인데, 1957년에 한글학회에서 펴낸 『큰사전』에 “쇠털같이 많다.”라는 말이 오른 이래로 모든 국어사전에 “새털같이 많은 날”이 아닌 “쇠털같이 많은 날”이 올라 있다. 그러므로 “새털 같은 날”이나 “새털같이 하고많은 날”은 “쇠털 같은 날”, “쇠털같이 하고많은 날”로 써야 옳다.
그렇다고 ‘새털같이’라는 표현이 모든 경우에 잘못된 것은 아니다. 어떤 사물이 가볍다는 것을 나타낼 때에는 ‘새털같이’로 비유할 수 있다. “아이를 업어보니 새털같이 가벼웠다.”처럼 쓴다. 따라서 ‘쇠털같이 많다’와 ‘새털같이 가볍다’를 잘 구별해서 표현하면 우리말을 한층 풍부하게 구사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새털구름’ 하면 아주 가볍게 떠있는 구름이고, ‘쇠털담배’ 하면 담뱃잎을 쇠털처럼 잘게 썰어서 담뱃대에 담아 피우는 담배를 가리킨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