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억지 춘향과 억지 춘양]
안녕하십니까?
저는 아직도 집에 못 가고 있습니다. 일을 마무리하다 잠시 틈을 내 오늘치 우리말 편지를 씁니다. 빨리 마무리하고 집에 들어가야죠.
억지 춘향이라는 말을 아시죠? 억지로 어떤 일을 이루게 하거나 어떤 일이 억지로 겨우 이루어지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그렇다고, 지금 제가 그 말을 소개한다고 지금 제가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결코 아닙니다. ^^*
누구는 '억지 춘향'이 맞다고 하고 다른 분은 '억지 춘양'이 맞다고 하십니다. '억지 춘향'은 춘향전에 나오는 변 사또가 춘향이에게 억지로 수청을 들게 하려고 핍박한 데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억지 춘양'은 영동선을 개설할 때에 직선으로 뻗어가게 된 계획선을 그 노선이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을 지나도록 억지로 끌어댄 데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어떤 게 옳은 말뿌리(어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억지 춘향'만 관용구로 실었습니다. 한글학회에서 만든 우리말큰사전과 연세한국어사전, 금성출판사 국어대사전에도 '억지 춘향'만 실었습니다.
말뿌리는 정확한 증거를 찾기가 어려울 때가 잦습니다. 그래서 어떤 게 맞고 어떤 게 틀리다고 단정하기가 쉽지 않죠.
'억지 춘향'이 맞는지 '억지 춘양'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저는 지금 집에 못 가고 있습니다. 절대 억지 춘향으로 남아 있는 게 아닙니다. ^^*
지금이 3시가 되어가는데요. 지금 편지를 읽으시고 맨 처음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께 우리말 갈피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저처럼 못 주무시는 분 같아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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