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강추위]
안녕하세요.
오늘 무척 춥다고 합니다. 옷 잘 입고 오셨죠? 이런 추위를 '강추위'라고 합니다.
오늘은 강추위를 좀 볼게요.
앞가지(접두사) 강은 날씨와 같이 쓰면 '호된, 심한'의 뜻입니다. 강추위, 강더위 따위죠. '강'은 강울음, 강호령처럼 '억지스러운'의 뜻을 더하기도 하고, 다른 것이 섞이지 않았다는 뜻으로도 쓰여 강조밥, 강된장, 강굴, 강풀처럼도 씁니다. '강'이 마르고 물기가 없다는 뜻으로 쓰일 때는 강기침, 강서리, 강모처럼 씁니다.
중요한 것은 '강추위'의 뜻입니다. 강추위는 "눈도 오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으면서 몹시 매운 추위."라는 뜻의 순 우리말입니다. 바로 오늘 같은 날씨죠.
그런데 국립국어원에서 1988년에 사전을 만들면서 순 우리말 '강추위' 아래 '강추위(强--)'를 넣고 그 뜻을 "눈이 오고 매운바람이 부는 심한 추위."라고 풀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 놓고 이것을 '사전'이라고 합니다. 그것도 '표준'국어'대'사전이라고 합니다. 그럼 도대체 강추위에는 눈이 오는 겁니까 안 오는 겁니까?
여러분, 이 문제 한번 풀어보실래요? 문제 : 아래 문장에서 바른 것은? 1. 강추위에는 눈이 내린다. 2. 강추위에는 눈이 내리지 않는다. 어떤 게 맞죠?
많은 분이 우리말이 어렵다고 합니다. 헷갈린다고 합니다. 그게 다 까닭이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