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제가 일하는 회사에서 어제 작은 사고가 있었습니다. 사람 대신 논에 들어가 잡초를 뽑는 로봇을 만들어서 많은 분들 앞에서 자랑을 했는데, 그게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두 번이나 고장이 났지만, 고친 다음에는 제대로 잡초를 잘 뽑았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렸죠. 문제는 로봇이 고장 나서 고쳤고, 움직이다가 다시 고장 나는 것까지만 방송에 나간 겁니다. 현장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보신 분들은 오해가 없는데, 뒷부분을 못 보신 분들이나 방송만 보신 분들은 오해할 수도 있을 겁니다.
어제 보여드린 로봇은 지금 개발 중인 것으로 앞으로 여러 번 고쳐서 안정화시키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겁니다. 어제 나온 방송으로 연구원들의 코가 빠질까 걱정됩니다.
우리말에 ‘뒷심’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어떤 일을 끝까지 견디어 내거나 끌고 나가는 힘.”이라는 뜻으로 ‘뒷심이 좋다, 뒷심이 부족하다, 그는 이번 경기에서 뒷심이 딸려 졌다,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그는 뒷심이 좋아서 끝까지 해내고 만다’처럼 씁니다.
원래는 ‘뒤 + 힘’에서 나온 말인데, 합성어가 되면서 ‘힘’이 ‘심’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처럼 합성어에서 원어가 달라지는 낱말은 닭+알-> 달걀, 배+힘-> 뱃심, 불이+나게->부리나케, 땅+힘-> 땅심 따위가 있습니다.
연구원들이 뒷심을 내서 흔들림 없이 연구에 매달려주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