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날씨가 참 좋죠?
저는 지난 주말에 고향에 가서 벌초를 했습니다. 어차피 혼자서 하는 일이라 제가 시간 내서 틈틈이 하는 것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벌초하는 게 버겁습니다. 같이 벌초할 아들을 더 만들든지, 봉안당을 만들든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오랜만에 밖에 나가서 일을 하다 보니 얼굴이 벌겋게 탔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는 벌겋던 얼굴이 이제는 꺼매졌네요. ^^*
가맣다(밝고 엷게 검다), 거멓다(어둡고 엶게 검다), 까맣다(가맣다보다 센 느낌), 꺼멓다(거멓다보다 센 느낌) 모두 비슷한 뜻입니다. 문제는 이를 활용할 때 가매지다/가메지다, 거매지다/거메지다, 까매지다/까메지다, 꺼매지다/꺼메지다가 서로 헷갈린다는 겁니다. 어떤 게 바른지...
바른 표기는 모음조화 원칙에 따라 가매지다, 거메지다, 까매지다, 꺼메지다입니다. 모음조화는 두 음절 이상의 단어에서 뒤의 모음이 앞 모음의 영향으로 그와 가깝거나 같은 소리로 되는 언어 현상입니다. 곧, ㅏ, ㅗ같은 양성모음은 양성모음끼리, ㅓ, ㅜ와 같은 음성모음은 음성모음끼리 어울리는 현상을 일컫죠.
'까매지다'의 경우 '까'의 'ㅏ'를 뒤의 '매(ㅁ+ㅏ+ㅣ)'가 따라가 'ㅐ'가 되고, '꺼메지다'는 '꺼'의 'ㅓ'를 따라 'ㅔ'가 됩니다.
어제 벌초하면서 얼굴이 꺼메졌습니다. 옆에 있는 동료도 얼굴이 까매진걸 보니, 그 친구도 지난 주말에 벌초하고 왔나 봅니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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