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봉숭아 봉선화]
안녕하세요.
아침에 애들과 같이 걸어오다 보니 일터 살피꽃밭에 봉선화가 곱게 핀 게 보이네요.
(살피꽃밭 : 건물, 담 밑, 도로 따위의 경계선을 따라 좁고 길게 만든 꽃밭)
꽃이 핀 지 꽤 된 것 같은데, 저는 왜 이제야 봤는지 모르겠습니다.
집에 가면서 몇 잎 따다가 애들 손톱에 곱게 물들여 줘야겠습니다. ^^*
나중에 곱게 물든 애들 손톱을 사진 찍어서 보여 드릴게요. ^^*
꽃잎을 따서 백반, 소금 따위와 함께 찧어 손톱에 붉게 물을 들이는 데 쓰는 꽃을 뭐라고 하죠?
봉숭아? 봉선화? 봉숭화? 봉송아?
아무래도 꽃이니까 화(花)가 들어갈 것 같기도 하고...
손톱에 곱게 물들이는 꽃은 봉선화(鳳仙花)입니다.
봉황을 닮은 신선의 꽃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와 함께 널리 쓰이는 '봉숭아'도 표준어로 삼아 봉선화와 봉숭아만 표준어입니다.
예전에는 집 주위에 뱀이 많았습니다.
그런 뱀이 집안에 들어오는 것을 막고자 심은 식물이 바로 봉숭아입니다.
용의 새끼(?)인 뱀이 봉황의 꽃인 봉선화를 싫어한다는 게 어찌 보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애들 손에 봉숭아 꽃물 들여주면서,
저도 약지에 봉선화 꽃으로 물을 들여볼까 합니다. 괜찮겠죠?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